“저마다 느끼고 체험하는 부활은 다 다를 수 있습니다. 나에게는 별것 아닌 것이 어떤 이에게는 놀라운 부활의 삶을 선물할 수도 있습니다.”
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편에 서온 원주교구 최기식 신부(한국희망재단 이사장·사진)에게 이번 부활시기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온 나라가 가늠하기 힘든 슬픔과 고통에 빠져있는 이때, 그의 눈길은 한국 땅과 아프리카 어느 하늘 아래를 번갈아 더듬고 있다. 실시간으로 들려오는 슬픔에 짓눌린 울부짖음이 가슴을 후벼 파는 고통 이상이다. 눈물로 지새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이 땅에서는 300명이 넘는 생목숨이 허망한 죽음을 맞고 있고 먼 이국 땅 아프리카 부룬디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명이 단돈 몇 천원 때문에 세상에서 존재를 지워가고 있다.
“우리는 곁에 함께 울어줄 이들이라도 있지만 우리 눈길이 가닿지 않는 그곳에서는 허망하게 생명이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최 신부의 눈길이 가닿은 아프리카 부룬디는 온통 상처투성이 나라다. 19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이후 아프리카 다른 나라들처럼 종족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아 내전으로 소리도 내지 못하고 스러져간 생명이 30만 명을 넘는다. 인구의 1/6은 난민으로 전락해 매일같이 생사의 경계를 오가고 있다.
17년간에 걸친 내전은 끝났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무력 충돌이 이어지며 죽지 못해 지옥 같은 삶을 이어가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부활의 삶을 전하기 위해 나섰다.
“내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이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가족마저 빼앗긴 아이들입니다. 극심한 영양실조와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겪는 일상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있습니다.”
최 신부가 전하는 현지 상황은 지옥도나 다름없다.
짐승 옆에서 같이 풀을 뜯어먹거나 운이 좋으면 조그만 야생동물을 잡아 겨우 목숨을 연명한다. 식수시설이 없어 고인 흙탕물을 그대로 마신다. 당연히 온갖 피부병, 설사 등 수인성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학교는 꿈도 못 꾸고 하루하루 목숨을 부지하는 게 소원이다.
“한국을 방문하시는 교황님께도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요? 가난하고, 고통 받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셨던 주님의 삶을 따르는 것이니까요.”
도움을 청할 힘조차 없는 아이들을 대신해 나눔을 호소하는 최 신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도움 주실 분 063-01-206556 농협 (사)한국희망재단, 140-007-193205 신한은행 (사)한국희망재단
※문의 02-365-4673 한국희망재단, www.hope365.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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