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일본 가톨릭교회가 1978년 제정된 미사전례 규정을 개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은 일본교회와 교황청과의 견해 차이로 10년 가까이 이렇다 할 진척이 없었지만 최근 새로운 분위기가 나타나 주목된다.
미사전례 규정 개정은 단순히 글과 문장 하나하나를 그대로 번역하기보다는 지역교회의 문화적 배경과 언어의 특질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이다. 이뿐만 아니라 전례에서 이뤄지는 동작과 제스처에 대한 검토도 미사 경본 수정만큼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교회가 미사전례 규정 개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한데다 경신성사성이 지역교회 전례 규정은 라틴어 원 규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요청한다는 점이다.
최근 일본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장 마사히로 우메무라 주교(요코하마교구장)는 “경신성사성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우메무라 주교는 지난달 18일 일본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사무총장 도시미추 미야코시 신부 등과 교황청을 방문해 ‘미사 일반 지침’(The General Instruction of the Roman Missal) 등 일본교회가 마련한 미사전례 규정 개정안과 일본교회의 현 상황에 대한 보고서도 함께 제출했다.
우메무라 주교는 지난달 교황청을 방문하면서 교황청의 차가운 반응을 예상했다. 2006년과 2007년 미사 경본 일본어 번역본이 라틴어 원 규정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경신성사성의 제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간 경신성사성은 ‘라틴어 원 규정 존중’ 원칙을 고수해 일본교회의 미사전례 규정 개정은 거의 진척이 없이 고착된 상태였다. 그러나 우메무라 주교는 지난달 교황청 방문 후 “과거 경신성사성은 원론적인 원칙과 규정만을 반복적으로 주장했지만 이번에는 놀랍게도 우리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우메무라 주교의 교황청 방문에 앞서 3월에는 일본교회 대표단이 경신성사성 실무자 스테판 휜젤러 몬시뇰 및 미사 경본의 영어 번역에 참여했던 차관 아서 로시 대주교를 만났다. 일본교회 대표단은 약 2시간 동안 아서 로시 대주교에게 일본교회 입장을 설명했는데 경신성사성 차관급 고위 성직자가 일본교회 관계자와 만난 것은 이 자리가 처음이었다.
미야코시 신부는 이와 관련 “경신성사성의 관심은 더 이상 라틴어 원 규정을 충실히 따르라는 것이 아니고, 로시 대주교는 3가지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3가지는 첫째 원 규정에의 충실성과 성경구절 번역 사이의 일관성, 둘째 사제 안에서 활동하는 성령을 표현하는 구절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신자들이 미사 경본에 담긴 구절에 대해 교육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메무라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가 교황청 전반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교황께서는 지역교회의 일은 교구 주교들이 자치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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