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안의 신앙은 큰누나가 신자인 매형과 결혼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어 신자인 집사람과 결혼한 저는, 1968년 북수원본당에서 세례받고 마침내 성가정을 이뤘습니다.
남양본당으로 전입, 반장으로 시작한 교회 봉사는 비봉본당 구역장을 거쳐 지난해말 장대식 본당 신부님으로부터 ‘총회장’이란 막중한 소명을 부여받았습니다. 한없이 작아지고, 낮아지고 싶은 저에게 ‘총회장’이란 직분은 저를 더욱 힘들게 할 것 같아 거부하고 싶었지만 ‘순명’이라는 사슬에 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적한 시골에 있는 우리 본당은 노인들이 아주 많은 본당입니다. 교적상 신자수가 780여 명, 이중 절반이 어르신입니다. 시대 흐름이라고 하지만 유독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은 본당입니다. 그래서 본당 차원에서 몇 가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넉넉한 신자들은 아니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청소도 해주고, 쌀을 비롯해 조그마한 물질적인 나눔도 열심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필요합니다. 조금 더 봉사하고,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사목위원들뿐만 아니라 우리 비봉공동체 전체 신자가 함께하는 나눔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공동체 형제자매들에게 또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삶을 살지 않길 바랍니다. 신앙을 성장시키는 개인적인 활동이나 공부도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이렇게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삶도 예수님의 중요한 가르침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가건물인 우리 성전은 미사 때마다 비좁아 힘들지만, 자금이 없어 성전건립을 머릿속에만 그리고 있습니다. 땅도 사야하고…. 우리 모두는 우리의 소망을 담아 열심히 주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본당의 장기적인 계획을 빨리 만들고, 또 이 계획들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묵주기도나 고리기도 등 주님께 청원하는 여러 기도들을 모든 신자들이 함께 봉헌하도록 합시다. 그래서 기도하는 공동체 모습을 이룩해 나갑시다.
저는 3남매를 두고 있습니다. 큰애는 열심히 신앙생활 잘하고 있는데, 둘째와 셋째가 문제입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것이 제가 안으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하느님 사랑 안에서 열심히 잘 살길’ 기대했는데, ‘하느님 사랑 안에’ 들어가지 않아 고민입니다. 혹 시간이 되시면 저의 고민이 풀어질 수 있게 기도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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