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후 1:29:300으로도 불리는 ‘하인리히 법칙’에 대해 이야기들을 한다. 대형사고 1건이 발생하기 전, 그와 관련된 경미한 사고 29건이 발생하며, 이 경미한 사고 이전 수없이 많은 사소한 징후 300건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사고 이후 드러난 여러 정황들을 보면 세월호 참사는 시간이 문제일 뿐, 언젠가 어느 곳에선 일어날 참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자본이 모든 것에 앞선다는 경제논리에 의해 우리 사회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에 앞서 돈을 우선에 둔다. 국가정책과 언론 등을 통해 기업과 자본의 이익을 위해 생명은 별거 아니라는 신호를 우리 사회구성원에게 보내왔다.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용산 참사 때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무참히 죽었을 때도, 쌍용차 문제로 해고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중 25명이 생을 마쳤을 때도 정부와 우리 사회는 경제적 이익과 효과만을 이야기했다.
세월호 참사 다음날인 4월 17일 중복장애3급 판정을 받아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서 제외된 고(故) 송국현씨가 화마로 사망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부양의무제폐지와 장애인보행권을 주장하는 집회에서 경찰은 장애인들의 얼굴에 최루액 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4월 28일 하청직원 1명이 작업 중 사망한 것을 포함해 두 달 사이에 사고로 7명이 사망했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등 악성질환을 겪는 피해자는 193명이며, 이중 73명은 사망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산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밀양 송전탑 문제로 두 분의 노인이 사망했지만 시골 촌로들의 희생을 요구하며 송전탑 공사는 강행중이다. 이웃나라 핵발전소의 폭발사고 이후에도 전기를 더 쓰겠다고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한다.
자살 사망률 세계 1위(10만명 당 28.4명, OECD국가 평균 11.2명)이고,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중고교생 5명중 1명은 자살을 고려하고 있고, 20명 중 1명이 실제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 이웃의 고통에도, 죽음에도 무관심한 우리사회. 우리는 아직도 또 다른 세월호 참사가 대기 중인 사회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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