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신부님의 “총회장을 맡아 달라”는 말씀에 당황스러운 마음과 함께 ‘젊고 신앙심 깊은 사람으로 임명하길’ 청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일주일동안 기도하시고 답주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집사람과 함께 기도하던 중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많아지면 이런 봉사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바쁜 삶이지만, 기회를 주실 때 하느님께 봉사해야겠다.’
우리 집안은 7대째 내려오는 구교우 집안입니다. 요당리성지에 가묘가 있는 순교자 ‘지 타대오’가 우리 조상 중 한분이시죠. 병인박해 때 순교하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참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습니다. ‘순교자 집안인데 신앙이 뭐 저래’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선조들의 신앙을 퇴색시키지 않으려면, 잘 살아야 하기에 노력하지만 모자람이 많습니다.
저는 자녀들의 신앙이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모습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애들에게 큰 것을 요구하지 않고 ‘아침·저녁기도 정도는 빠트리지 말라’고 합니다. 작지만 이런 것들이 쌓이면 큰 신앙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행실도 기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가르칩니다. 누가 보든 안보든, 하느님 자녀답게, 하느님 자녀임을 잊지 말고, 말하고 행동할 것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저부터 제대로 실천하지 못해 부끄럽습니다.
‘최우수선교본당’으로 선정된 적이 있는 우리 본당은 2007년 새성당 입당미사를 봉헌한 후 다섯 해 동안 전 신자가 힘을 모아 부채를 청산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드디어 새성당 봉헌식을 가졌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참 아름답고 착한 신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우리 본당 형제자매님들, 나 자신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형제자매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해에는 우리 본당에 신부님 세분이 동시에 탄생했습니다. 한분도 어려운데, 그것도 같은 마을 출신에다가 동기…. 손기정 주임신부님은 사목적 열정이 넘치는 젊은 사제이며 재미있고 즐거운 본당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십니다.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우리 본당에 풍성한 은혜를 내려 주시는 주님께도 찬미와 흠숭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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