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해에서 진도 9의 강진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쓰나미로 후쿠시마 핵발전소 4기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사무처장을 맡고 있던 나는 회원들과 탈핵에너지교수모임과 함께 2011년 6월, 2012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독일을 방문했다.
독일 정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나자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탈핵을 선언했다.
우리 일행은 독일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국회의원, 대학교수, 시민단체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탈핵의 당위성과 그 실현가능성에 대해 확신에 찬 설명을 들으며 한국도 탈핵사회로 전환해야 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후쿠시마 사고로 탈핵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독일 정부는 종교인과 일반인을 포함한 17인으로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다루었다고 한다. 모든 논의가 시민들에게 공개되고, 수차례에 걸친 토론회에 일반시민들이 직접 혹은 인터넷과 전화로 참여해 내린 결론은 17기의 핵발전소 중 노후한 8기는 즉각적으로 폐쇄하고 나머지 9기는 2022년까지 폐쇄한다고 결정했다. 독일 의회는 이를 되돌리기 위한 그 어떤 행동도 불법이라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우리 일행은 왜 핵발전소 문제를 ‘윤리위원회’에서 다루었는지 궁금했다. 독일 정부와 국회의원, 시민단체 관계자의 답은 명확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자연적 생활기반은 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헌법 조항에 근거, 핵발전소와 핵폐기물처리장을 포함한 문제는 미래 세대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떠안는 문제이기에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서 미래 세대까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와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안전하게 살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유권자로서의 당연한 권리이다. 우리가 누리는 이 모든 것은 하느님의 소유이기에 착한 청지기처럼 온전한 모습으로 되돌려 드려야하는 것이 구원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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