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기자들을 흔히 ‘탤런트(Talent)’라고 부른다. 탤런트라는 단어의 소리는 예수 시대의 화폐 단위 ‘탈렌트’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그 뜻은 예수의 비유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에서 탤런트는 텔레비전 연기자만을 국한해 말하지만, 사실 탤런트는 더 넓은 의미를 지닌다. 탤런트는 하늘이 준 재능, 재주가 있는 사람 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탤런트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61년. KBS가 개국하면서 텔레비전 배우를 공모, 선발했는데 이 때 처음 탤런트라는 말을 사용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탤런트의 어원이 되는 탈렌트는 ‘저울, 계량(計量)된 것’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탈란톤(talanton)’의 번역으로, 고대 서아시아 와 그리스에서는 질량과 화폐의 단위로 쓰였다. 예수 시대에는 1탈렌트는 6000데나리온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닌 돈이었다. 데나리온이 일꾼의 하루 품삯임을 생각하면 상당히 큰 단위의 돈이었다.
이 탈렌트에 지금의 의미가 부여된 것은 마태오 복음 25장의 비유에서다. 예수는 하늘나라를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며 종들에게 재산을 맡기는 것에 빗대어 설명한다. 주인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 탈렌트를 준다. 주인이 돌아온 날, 5탈렌트를 맡은 종과, 2탈렌트를 맡은 종은 주어진 탈렌트를 활용해 각각 두 배씩 탈렌트를 늘려 상을 받았지만, 1탈렌트를 맡은 종은 맡은 1탈렌트마저 빼앗기고 쫓겨나고 만다. 이 비유에서 탈렌트, 즉 탤런트가 ‘(하늘이 내린) 재주, 재능’이란 뜻을 얻게 됐다.
연기 등의 재주를 지니고 외모도 타고 났을 뿐 아니라 인기도 누리는 탤런트들은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부러워하고 바라야 하는 것은 연기력도, 외모도, 인기도 아닌 자신에게 주어진 탈렌트를 하느님 뜻에 맞갖게 쓰는 모습일 것이다. 그 모습이야말로 진정 ‘탤런트’란 말에 어울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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