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를 앞둔 부산 가야본당(주임 임석수 신부)의 성전에는 정장과 한복을 차려입은 부부들이 초를 맞잡고 행렬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체에서 매달 마련하는 혼인 갱신식이 시작되니 흰 머리가 새어나오는 중년의 부부도 미사 내내 긴장한 표정이다. 혼인 갱신 예식과 안수, 성가대의 축가가 이어지면서 신자들의 박수소리가 성전을 가득 메운다.
가야본당은 올해 1월부터 부산교구 사목지침인 ‘가정 복음화의 해’를 맞아 혼인한 모든 신자들을 대상으로 혼인 갱신식과 축하잔치를 매달 마지막 주일에 마련하고 있다.
혼인 갱신식은 본당 성인교육분과(분과장 정판모)가 담당하고 가야본당 ME(대표 조휘열·김순녀 부부)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가야본당은 주보를 통해 미리 혼인 갱신식에 대해 알리고 매주 해당 부부의 접수를 받는다. 지난 4월까지 50쌍의 부부가 혼인 갱신식을 통해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특히 혼인 갱신식에 이어지는 축하식은 본당에서 준비한 ME 홍보영상 상영과 케이크 절단식, 부부 소개의 시간 등 알찬 내용으로 꾸려져 부부간의 친목을 돕는다. 또 본당의 주보인 요셉 성상이 들어간 특별한 머그잔도 주문 제작해 선물하고 있다.
갱신식에 참석한 한 부부는 “결혼 30년 만에 처음으로 결혼기념일을 하게 됐다”고 멋쩍어 하면서도 “성당에서 마련해주신 갱신식과 축하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옷도 준비하고 그동안 못했던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더욱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당은 올해 200쌍의 부부가 혼인 갱신식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가정 성화운동의 일환으로 가정 기도의 날 지정, 가족 산행과 소풍, 가족 복사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본당의 많은 행사들이 가족 중심으로 펼쳐지다 보니 가족 단위의 미사 참례가 늘었고 부모와 자녀들의 대화가 활발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얻게 됐다.
본당 이현상(헤르만) 회장은 “혼인 갱신식을 통해 ME를 모르던 신자들에게도 알려지며 ME운동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따듯한 공동체, 가족이 함께 하는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신부님과 신자들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임 임석수 신부는 혼인 갱신식에 참여한 부부에게 “부부가 행복해져야 가정이 평안해지며 가장 작은 믿음의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며 “서로 공경하는 마음으로 하느님 앞에 함께 기도하고 더욱 사랑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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