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댄서’를 꿈꾸는 고1 아들, 어떻게 타일러야 할까요? 아들의 진로 때문에 걱정입니다.
아들의 장래희망 때문에 걱정입니다. 고1인 아들의 꿈은 댄서입니다. 중학교 때 춤추는 동아리에 들어가 활발해졌기에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취미로만 하면 안 되겠느냐 해봐도 듣질 않습니다. 이미 고등학생이고 두고 보기엔 늦은 것 같은데 엄하게 다스려야 할까요?
A.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면서 건강하고 기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가끔 청소년을 둔 부모님들이 지금 아이가 좋아하고 있는 것이 마치 평생 직업이 될까 걱정하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방해하고 말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위대한 교육자 요한보스코 성인은 청소년들에게 “죄가 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지 하면서 기쁘게 살아라”고,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상담 글을 읽으면서 부모의 걱정은 이해하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면서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아들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기나 대학시기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그 시기를 보내다가 미래의 직장은 새로운 것을 선택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제 조카는 고등학교 시절 탭댄스에 반은 미쳐 살았습니다. 새 구두를 사면 그날로 구두 밑창에 쇠못을 서너 개씩 박곤 했습니다. 주말이 되면 조카는 댄스 그룹 친구들과 대학로 광장에서 춤추는 낙으로 살았습니다. 그 꼴을 지켜보는 어른들은 기가 찼습니다. ‘그런 열심으로 공부를 하면 좀 좋아?’ 어른들은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카는 부모의 이혼으로 가슴에서 요동치는 분노와 슬픔을 춤으로 발산하고 있는 것 같아 나쁜 길로 빠지는 것보다는 낫다 싶어 꾹 참았습니다. 청년이 된 조카는 지금 탭댄스와는 거리가 먼, 옷 디자인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신부님은 사제가 되기 전 끼도 있고 재능도 있는 탭댄서로 여러 차례 무대출연도 했습니다. 그는 또 성당에서 아이들과 춤을 추며 노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사목하는 수도회에 입회하여 사제가 됐습니다. 그는 신부가 된 후에도 교회 행사나 축제 때 아이들과 함께 춤을 추며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청소년기에 즐겁게 배운 크고 작은 것들이 하느님 계획 속에서 그분의 도구로 쓰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청소년 담당 판사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릴 때 판사님의 장래 희망은 국어교사나 농사짓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이 판사나 검사가 되길 너무나 원하는 부모님의 바람을 이루어주기 위해 판사가 되었지만 끝내 자기가 하고 싶은 꿈을 버리지 못해 얼마 전 판사직을 사직하고, 이미 나이가 되어 국어교사는 할 수가 없어서 농사를 짓기 위해 현재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처럼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전혀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되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삶의 도구가 되기도 하고 희망이 되기도 하고 행복이 되기도, 봉사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 아들이 하고 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아들이 춤을 추는 것처럼 기쁘게 살아가도록 지도한다면 행복한 미래를 살게 될 거라 믿습니다. 부모는 자녀가 미래에 무슨 직업을 갖든 스스로가 삶속에서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사람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일치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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