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암본당은 소박하고 아름다운 성전을 가진 작은 성당입니다. 교회의 반석인 성베드로와 성교회 진리인 성바오로, 한분도 아닌, 두 분 성인을 주보로 모시고 있는 신앙적 욕심(?)이 넘쳐나는 훌륭한 본당이지만 여느 시골본당처럼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이제 임시 성당을 헐고 새 성전을 지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건축헌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모금을 해야 하는데…. 그래서 우리 신부님도 걱정이 많습니다.
지금 성당은 저희 아버지이신 송영윤(마태오) 회장님께서 1973년에 건립한 성당입니다. 이제 제가 새 성당을 건립하게 되면 부자가 연이어 같은 성당을 건립하는 진기한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저는 1997년부터 1998년까지 본당 총회장을 역임했습니다. 2000년 연령회를 조직하고 회장으로서 14년을 봉사하던 중 신부님께서 지난해 말 “총회장을 다시 맡아 달라”고 하셨을 때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오랫동안 아들이 백혈병으로 투병하는 바람에 경제력으로도 어려워진 상태였고 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중히 사양했지만, 신부님께서는 “신부와 신자들의 연대를 위해 회장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1년 가까이 총회장직을 공석으로 놔두었습니다. 이러한 신부님의 말씀을 더 이상 거스를 수가 없어 순명했고, 오히려 지금은 마음이 편안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도 냉담한 적이 있습니다. 아들이 죽은 후 하느님이 너무나 원망스러워 성당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본당 주임이셨던 송병선 신부님께서 집으로 찾아오셔서 “ ‘성당에 나온다’는 각서를 받기 전까진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냉담을 풀게 됐습니다. 송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왕림본당에서 유아세례를 받은 저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때 기억 가운데 「요리문답」 360조를 수도 없이 외운 기억이 납니다. 중학교부터 서울에서 유학한 저는 노기남 대주교님께 견진을 받았습니다.
흔들림도 많은 신앙생활이었지만, ‘하느님은 인간의 모든 부분을 다 아시는 분, 항상 주님을 경외해야 한다’는 생각이 제 나름의 신앙적인 가치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갖고 항상 주님 곁에서 생활하는 신앙인이 되고자 거듭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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