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영화제인가?’라는 궁금증이 분명 있으실 거예요. 가톨릭영화제는 사회의 수많은 다른 영화제들과는 달리 화려하고 거창하기보다는 가난하고 소박한 영화제가 될 것입니다.”
제1회 가톨릭영화제 조혜정(가타리나·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사진) 조직위원장은 “신자들은 자신의 신앙과 영성을 돌아보고 비신자들은 이웃과 가족 또 우리 사회와 우주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묵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바람은 영화제를 장식할 영화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조 교수는 특히 성직자와 수도자, 신학생과 평신도, 비신자 및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참여 가능한 단편 경쟁부문에서 어떤 영화가 나올지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드시 사제와 수도자, 성당이 나와야 가톨릭 영화는 아닙니다. 이창동 감독의 ‘시’와 민병훈 감독의 ‘터치’와 같이 인간다운 부분, 또 삶의 긍정적인 측면을 풀어내는 영화, 곧 가톨릭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가톨릭 영화 아닐까요?”
그는 주제의식을 보는 사람에게 저항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영화’라는 매체 활용방법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교회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000년대 초·중반 영화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이후 영화를 사목에 활용하는 사목자들은 있었지만, 가톨릭 정신을 담아낸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종교는 우리 삶과 분리될 수 없고, 영화에는 이 세상 모든 인간 군상이 담겨 있죠. 때문에 사람과 또 세상과 소통하는 데 있어 영화는 굉장히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조 위원장은 이번 영화제가 가톨릭 정신을 표현하는 데 있어 ‘영화’의 매력을 한껏 발휘하는 자리가 되길 희망했다.
“가톨릭이 한국에 들어온 지도 200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가톨릭 정신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 영화가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요소들을 발견하는 영화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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