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누나들, 하느님 곁에서 편히 쉬세요.”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인석 신부, 이하 정평위)가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위로미사’를 마련한 4일 오후 7시, 어머니 전혜성(안젤라·45·의정부교구 파주 운정본당)씨, 동생 박선우(에스텔·초5)양과 의정부주교좌성당을 찾은 박성관(프란치스코·중1)군은 미사 내내 간절함이 묻어나는 표정이었다.
성당을 가득 메운 이날 미사에는 가족 단위 참여자가 눈에 많이 띄었다. 어머니 김가형(아셀라·의정부교구 파주 운정본당)씨와 미사에 참례한 강성주(안토니오·초3)군은 “지금도 슬픈 마음이 들어 가슴이 아프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하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러 왔다”고 말했다.
의정부교구 이기헌 주교는 이날 미사에서 “그동안 슬픔과 눈물로 보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이번 사건을 낳게 한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잘못과 죄악들을 뉘우치며,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무엇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회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이어 ▲생명의 존엄성을 집단적으로 망각하는 일들에 대한 회개 ▲돈에 목표를 두고, 돈에 지배받는 가치와 삶의 방식에 대한 회개 ▲이웃과 멀어진 삶의 회개 등을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걸어가야 할 길로 제시했다.
정평위는 미사 후 성명을 발표해 인간의 존엄함과 생명이 우선되는 정의로운 사회로 변화될 수 있도록 모든 이들의 기도와 행동을 촉구했다.
정평위는 ‘나는 너를 잊지 않으리라’(이사 44, 21)는 제목의 성명에서 “세월호는 침몰했지만, 진실마저도 침몰시켜서는 안 된다. 빛과 어둠의 싸움에서 반드시 빛이 승리한다는 믿음이 우리 교회의 믿음이다”면서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진실한 반성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연한 변화의 자세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의정부교구 세월호 피해자 위로 미사
“잊지 않겠습니다 …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발행일2014-06-15 [제2899호, 7면]
▲ 4일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마련한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위로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