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본문 : 창세 28,12 】 "… 하느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하늘과 땅에 계시는 주님
땅바닥에서 자던 야곱이 주님을 예표한다면, 하늘에 계신 주님께서 어째서 층계에 기대어 쉬고 계셨던 것입니까? 어째서 그리스도 주님께서 층계 꼭대기 하늘에 계시는 것이 보이는 동시에 땅에 있는 복된 야곱 안에서도 보이는 것입니까? 그리스도께서 직접 하신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그분께서는 당신은 하늘에도 땅에도 계시다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요한 3,13).…우리는 그리스도 주님이 교회의 머리라고 고백합니다. 이 말이 진실이라면, 그분은 머리와 관련해서는 하늘에 계시지만 몸에 관한 한 지상에 계십니다. 나아가 그리스도께서는 복된 바오로 사도가 교회를 박해할 때에 하늘에서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사도 9,4) 하고 외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너는 왜 나의 지체들을 박해하느냐?’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왜 나를 박해하느냐?”라고 하셨지요. 누가 발을 밟으면, ‘네가 나를 밟았다’고 혀가 소리를 지릅니다. 혀는 밟히려 해도 밟힐 수도 없건만 그렇습니다. 사랑의 일치로 말미암아 머리가 모든 지체를 위해 외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잠자던 야곱이 주님께서 층계 꼭대기에 기대어 계시는 것을 본 것입니다. 층계에 기댄다는 것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십자가에 매달리는 것 아니겠습니까?…참된 야곱이신 우리 주님께서는 먼저 ‘층계’, 곧 십자가에 기대셨고 그런 다음 몸소 교회를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교회에게] 나중에 당신의 나라를 지참금으로 주실 생각이셨던 그분께서는 그때엔 그에게 당신의 피를 품삯으로 주셨습니다. (아를의 카이사리우스 「설교집」 87,3).
층계 꼭대기에 계시는 그리스도
이것은 “구원을 상속받게 될 이들에게 봉사하도록 파견”(히브 1,14)된 거룩한 영들이 오르내리는 층계라고 나는 믿습니다. 이 거룩한 영들이 당신께 닿을 수 있도록 그리스도께서 그 층계 꼭대기에 굳건하게 서 계십니다.…다윗은 지극히 높으신 분의 보호를 받으며 살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너는 사자와 독사 위를 거닐고 힘센 사자와 용을 짓밟으리라”(시편 91,11-13).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권능 덕분에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릅니다(루카 10,19 참조).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이들에게는, 그 거룩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자격도 있습니다. 이는 그분께서 그들에게, 당신께서 함께 계시면서 도와주시고 어디에서나 그들을 구원해 주실 것이며 그들이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고 분명히 말씀해 주시려는 것입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신 분이십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복된 제자들이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영적 탄생으로 부유하게 되고 무수한 민족들의 조상이 되었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명백한 사실입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모세 오경의 격조 있는 해설」(창세기)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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