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들을 실은 컨테이너가 2주 전에 무사히 도착했고, 한국에서부터 이 먼 곳까지 오셔서 성당건축을 위해 수고해주시는 봉사자분들은 건축자재 확인과 정리를 마치시자마자 빠른 속도로 일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쉐벳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발전기가 멈추질 않습니다.
요란한 발전기 소음에 모두들 지칠 법도 한데, 몸소 작업현장에서 시범을 보이며 일하시는 백 임마누엘 형제님과 그 카리스마 넘치는 지시에 따라가며 부지런히 땀 흘려 일하는 딩카족 일꾼들의 모습, 그리고 그들 사이를 바쁘게 오가며 격려하고 지원하는 표 신부님과 정 신부님의 모습에서는 지친 기색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특히 이런 공사를 구경조차 해 본 적 없을 딩카족 일꾼들이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공사 준비 기간에는 모래를 푸고 벽돌을 찍어내는 단순하고 반복되는 작업을 해서 그런지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건물 기초공사가 시작되고 모두들 의욕에 가득 차 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기에 능숙하지는 않지만 모두들 진지한 자세로 일을 배워가며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요즘 쉐벳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활기가 넘쳐 보입니다.
얼마 전, 도로와 거주지 구획 정리를 마친 쉐벳은 나날이 발전(?)하고 번화돼 가고 있습니다. 2년 전보다 신자들도 다섯 배 이상 늘어서 매 주일미사 때에는 성당 건물 안에서 미사를 드리는 사람보다 밖에 서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안타까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짓고 있는 새로운 성당이 완공되면 모든 신자들이 넓은 성당 안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되겠지요.
새로 짓는 성당은 더욱 더 많은 이들이 찾아와 마음의 평화와 위로를 얻어가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용서와 화해가 그 어느 곳보다 필요한 이곳에서 사람들이 미움과 불신을 씻어낼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도할 수 있는 엄숙한 분위기의 성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천주교회의 엄숙한 전례 분위기와는 반대로 이곳은 춤과 노래로 전례가 다소 가벼운 분위기이거든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성당은 ‘주님의 집’, ‘기도하는 이들을 위한 성전’이기도 하지만 문화가 전파되고 교류되는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울에 있는 명동성당도 한국에 파견된 프랑스 선교사제에 의해 설계되고 지어졌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건축적 가치와 아름다움으로 인해 한국 천주교회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아 있지요.
쉐벳에 짓고 있는 성당도 남수단 천주교회에 소중한 유산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기도가 그 성당의 주춧돌이 되기를 청합니다.
▲ 한국인 봉사자와 딩카족 일꾼들이 쉐벳성당 신축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
※ 남수단과 잠비아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 수원교구 해외선교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다음과 같은 봉사자를 찾습니다.
- 사회복지, 의료분야, 영어교육, 태권도교육 등
※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