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식이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오는 8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봉헌된다. 이에 앞서 순교영성을 느끼고 배우고 전하려는 한국교회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가 후원하는 창작오페라 ‘뒤뜸이골 무지개’ 역시 그 노력의 일환이다. 작품은 30년 전 시성된 103위 성인 중 한 명인 최경환 성인을 중심으로 그의 가족들이 걸어간 신앙의 길을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보여주고 들려준다.
지난 2010년 초연된 이후 여러 무대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은 총 4막으로 구성돼 있다. 극은 아버지 최경환 성인의 묘소를 찾아가는 최양업 신부의 발걸음으로 시작된다. 또한 당시 시대적 배경과 평온한 수리산 교우촌 등 신앙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았던 신앙선조들의 모습을 그린다. 3막부터는 천주교 탄압을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최경환 성인이 포도청으로 압송되는 과정, 고문과 회유에도 신앙을 지킨 성인과 하느님의 종 124위에 포함된 부인 이성례 마리아의 애달픈 모성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이탈리아 로마 싼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리카르도 죠반니니 교수가 작곡한 뒤뜸이골 무지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낭만주의에 이르는 전통적인 클래식 기법과 한국적인 색채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이다. 더불어 생명존중 사상과 인간성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내 종교를 뛰어넘어 한국인들의 정체성을 전달하고자 했다.
뒤뜸이골 무지개 제작자이자 지휘자인 박영린(십자가의 성요한)씨는 “우리의 특별한 문화 역사를 리얼하게 구현했다”며 “많은 분들이 동서양의 음악이 어우러진 작품을 감상하시는 동시에 생명존중과 인간성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느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복식과 함께 103위 성인 시성식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또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천주교 신자 음악인들이 이 작품을 위해 뭉쳤다는 점이다.
최경환 성인 역의 차종훈(안토니오), 박준서(예비신자)와 이성례 마리아 역의 김민조(카타리나), 이정아(체칠리아) 등 전 출연진이 천주교 신자다. 신앙선조들의 순교영성을 섬세하게 그리는 이번 공연에 많은 이들의 기대가 집중되는 이유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번 작품은 최경환 성인 가족의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감동적으로 전해준다”며 “창작오페라 ‘뒤뜸이골 무지개’를 통해 다시 한 번 순교로서 신앙을 지키고자 했던 신앙선조들과 그 분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뒤뜸이골 무지개는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7월 9~10일 양 일 간 공연된다. 입장권은 6~10만원.
※티켓예매 1544-1555 인터파크
공연문의 031-381-7194 코리아아츠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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