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목방문 일정은 아시아 청년대회,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 그리고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특히 교황은 방한 중 여객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장애인들을 격려하며, 평신도 및 수도자들, 한국 이웃종교 대표들과도 대화 시간을 갖는다. 교황은 한국에 도착한 뒤,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머물 예정이고, 4박5일 총 100시간 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대전, 충남 당진, 충북 음성, 서산 해미 등 총 연장 1000km 이상을 이동하며 4차례 미사를 집전하고 8차례에 걸쳐 강론 및 공식 연설을 한다. 정부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전용 헬기를 제공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일정과 주요 행사는 다음과 같다.
8월 14일 목요일, 서울 도착
로마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 피우미치노 공항을 떠난 교황은 한국시간 14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주한 교황 대사관에 여장을 푼다.
정부는 교황에게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교황은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주요 공직자들을 만나 연설할 계획이다. 이어 교황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 주교단과 공식적으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8월 15일 금요일, 대전월드컵경기장-솔뫼성지
방한 둘째날인 15일, 교황은 오전에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다. 특히 이 미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초대되고, 교황은 강론을 통해 희생자 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한 아시아 청년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친교를 나눈다. 이 자리에는 교구장 주교를 포함해 20명의 아시아 젊은이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이어 교황은 성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인 솔뫼성지에서 청년대회에 참가한 아시아 청년들을 만난다.
교황은 17일에도 청년대회 행사에 참석한다.
8월 16일 토요일, 서울 광화문-충북 음성 꽃동네
16일 일정도 이른 아침부터 시작, 교황은 서소문순교성지(서울대교구)에서 참배한 후 시복식을 주례한다.
오후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청주교구)으로 이동, 이곳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을 만나 위로한다. 이어 교황은 한국 수도자들과 유대를 확인하고, 한국 평신도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수도자 및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와의 만남은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과 영성원에서 각각 진행된다.
한편 교황은 이날 꽃동네 희망의 집과 사랑의 집 등을 이동할 때 오픈카를 이용, 공식 만남의 장에서 함께하지 못한 이들과 적극적으로 인사를 나눌 계획이다.
8월 17일 일요일, 충남 서산 해미순교성지
17일에는 충남 서산 해미순교성지(대전교구)에서 아시아 주교들과 만남을 갖고 오찬을 같이 한 뒤, 오후에 해미읍성에서 거행되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8월 18일 월요일, 서울 명동성당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서울대교구청에서 한국 종교 지도자들과 만난다.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 방한에 앞서 지난 5월 29일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오찬을 갖고, 교황과의 만남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청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지난 9일 교황 방한 환영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이 명동대성당에서 거행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교황은 미사 후 바로 서울공항에서 간단한 환송식을 한 뒤, 오후 1시 로마로 귀환한다.
이번 교황 방한 일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와 124위 한국 순교자 시복식이다. 다음은 두 행사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일정과 내용이다.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15일(대전가톨릭대, 솔뫼성지), 17일(오후 4시30분, 해미읍성)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최근 서울대교구 홍보국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아시아청년대회는 청년사목과 관련되고 아시아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장으로서, 교황께서 한국 방문을 결정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는 ‘젊은이여 일어나라! 순교자의 영광이 너희를 비추고 있다’를 주제로 열린다. 이 대회에서 교황은 아시아 22개국 청년들과 만나 그들이 처한 현실과 고민을 듣고, 이 시대 청년 그리스도인의 역할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다. 구체적으로 15일에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봉헌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후 곧바로 대전가톨릭대학교로 이동,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 청년대표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한다. 이어 아시아 청년대회 현장인 솔뫼성지를 찾아 참가 청년들과 함께 대화를 펼쳐나간다. 솔뫼성지에서 교황과 청년들이 함께하는 시간 중에는 2개국 청년들이 공연도 선보일 예정이다.
교황은 대회 마지막 일정도 청년들과 함께한다.
교황은 17일 오후 4시30분 해미읍성에서 거행되는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주례하고 강론을 통해 아시아 청년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날 폐막미사에는 아시아 청년대회 준비위원회에 사전 신청을 한 국내외 청년 2만5000명이 참례한다. 아시아 청년대회 준비위원회는 폐막미사 장소인 해미읍성에 입장하지 못한 신자 및 일반인들을 위해 성곽 외부에도 대형 모니터 등을 설치해 미사를 생중계할 계획이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앞에서 거행된다. 시복식이 거행될 광화문 앞 주변은 신앙 선조들이 옥고를 치렀던 형조터와 우포도청터, 의금부터 등이 위치한 곳으로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시복식에는 전국의 신자 20여만 명이 참례할 예정이다. 방한준비위는 시복식에 앞서 전국 각 교구와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참례 신청을 받았으며, 공식 시복식장에는 사전 신청자들만 입장할 수 있다. 또한 방한준비위는 시복식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지상파와 위성 TV는 물론 각종 디지털미디어를 활용해 전 세계에 시복식 생중계를 펼친다.
이번 시복식은 이례적으로 교황청이 아닌 지역교회 현지에서 교황이 주례하는 장으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시복식 주례는 대부분 교황청 시성성 장,차관이 맡고 있으며, 교황청이 아닌 현지에서 전례를 거행하는 것 또한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다. 특히 교황은 시복식에 앞서 한국의 최대 순교성지인 서울 서소문순교성지를 찾아 참배한다. 이번에 시복되는 ‘하느님의 종’ 124위 중 27위가 바로 서소문순교성지에서 순교했다.
한국 교회는 선교사가 아닌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교리를 공부하고 신앙을 키운 토대 위에 세워졌으며, 이번에 시복되는 ‘하느님의 종’ 124위 중 주문모 신부를 제외한 123위가 평신도이다. 이에 따라 이번 시복식은 한국 평신도들의 모범을 널리 알리고, 전 세계 신자들이 한국 순교자들을 구체적인 신앙의 모범으로 공경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시복식에서는 기해박해(1839) 이전에 순교한 초기 순교자 등이 복자품에 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