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란 말씀이 저를 이끌었어요. 하느님은 내 편이고 나를 사랑하신다는 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냈지요.”
사회복지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한 그리스도의 삶을 닮아 있다. 40여 년의 세월을 사회복지활동에 쏟고 17일 퇴임한 시립성동노인종합복지관 문경수(가타리나·66) 관장은 사회복지의 길을 평생 걸어올 수 있었던 힘이 바로 복음에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리스도의 눈으로 관찰, 판단, 실천하는 과정에서 삶이 바뀌었어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1970년 동양제과에서 근무하던 문 관장은 본당에서 가톨릭노동청년회 활동을 하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살기로 결심하고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사회복지활동에 뛰어들었다. 넝마주이와 근로청소년들을 위한 기숙사 ‘엠마우스’ 봉사로 시작한 활동은 ‘밤골아이네’, ‘뚝방아이네’ 등 탁아소에서 숙식하며 가난한 이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생활하는데 이르렀다.
“실천 없는 삶은 죽은 삶이라고 여기고 살아왔지만 가난의 정신으로 살기엔 어려움이 많았어요. 하느님께 부끄러운 일이죠.”
환경운동도 해온 문 관장은 예순이 넘은 지금도 세탁기 없이 손빨래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유용미생물(EM)을 처음 도입하는데도 그의 노력이 한몫했다. 빈민, 특히 어린이를 위해 봉사하며 살아오다보니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활동하면서부터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영유아보육법을 제정하는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남편과 두 아들 역시 그의 활동을 지지하고 도왔다. 그럼에도 문 관장은 실천이 부족했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삶 안에서 소소하게 실천했을 뿐”이라고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년을 맞아 퇴임하는 문 관장이지만 사회복지 현장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동안 월급의 1/5을 사회복지기관에 후원금으로 내온 그는 그동안 받은 것을 갚기 위해 필요한 곳에 자원봉사자로서 활동할 계획이다.
“우리 사회는 생각보다 훈훈해요. 많은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고 계시죠. 그동안 요청하기만 했으니 이제 갚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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