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피동본당 교우들은 1995년 와동본당에서 분가하고, 2006년 성포동지역 교우들을 분당시키며 본당 설립 20년 동안에 두 번씩이나 하느님의 성전을 봉헌하는 일에 기쁘게 참여 했습니다.
또 우리 본당은 지역 복음화를 실천하고 노인 공경의 전통과 문화를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공동체입니다.
성당 행사에는 참여와 봉사가 필요한데, 그때마다 말없이 봉사하는 형제자매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궂은일도 마다않고 즐겁게 봉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런 마음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 봉사 직책을 거치며, 직분을 마친 것에 자만하고 신심 단체에 소속된 것만으로도 신자의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공동체 안에서의 봉사에 방관자적 입장으로, 지체로서의 역할을 외면하는 등 공동체 직분을 잠시나마 남의 일인 것처럼 생각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어느 순간 교회 안에서 직책을 맡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내 생활의 중심에 계셔야 할 하느님을 멀어지게 하고 내 생각만이 중심이 되어 하느님께서 개입하실 기회를 드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반성의 생각이 든 때가 있었는데, 아마 하느님께서 깨우침을 주시려고 내 생각에 개입하신 것 같습니다.
이후 봉사는 신자 도리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제자리를 찾게 되었고, 그런 과정 중에 신부님으로부터 총회장 직책을 맡으라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두려운 마음이 앞서서 ‘신부님, 제가 어찌 자격이 되며, 제 능력으로 어떻게 그 직책을 맡겠습니까?’라는 말씀을 드렸지만 순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생각과 생활에 개입하시는 오묘함을 어찌 인간의 지식과 지혜와 능력으로 깨우칠 수 있겠습니까? 다만 물리침이 없으신 주님께 순명하고 겸손하게 부족함을 채워주길 청하고 있습니다. 본당 일이라면 궂은일도 마다 않고 즐겁게 봉사하는 월피동본당의 많은 봉사자들의 열성을 저는 닮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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