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구성이 24시간이다. 1시에 사람이 태어나 24시에 죽는 하루의 시간을 우리의 일생으로 비약시켜 놓은 것 같았다. 그 한정된 시간 속에서 ‘어떻게 그 시간들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수도원 생활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나는 나를 위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었는가. 넌 지금 어디에 있느냐? 총결산을 한다면 네 삶이 어떨 것 같으냐. 네가 본래 계획했던 삶은 어떻게 전개 되었느냐?”라는 물음에 “저의 모든 시간들을 하느님과 함께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을까.
난 살면서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언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도 자신에게 던지지 못한 시간의 압박 속에서 죽을 힘을 다해 무작정 미련하게 달리는 토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투리 시간까지 활용하려는 나는 시간 낭비를 무엇보다 싫어했다. 이런 내게 필요한 것은 삶의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서두름을 극복하여 시간의 편안함과 온전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의 리듬에 자신을 내 맡기는 쉼의 여유를 가진다면 우리에겐 내적인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은총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우둔함이, 시간 속으로 뜀박질하게 만든 것이다.
시간의 주인은 하느님이며 단지 시간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시간을 내어 기도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오늘은 남편이 암 완치 판정을 받은 날이다. 긴 시간을 사투하면서 살아온 시간들이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희망이 고통 곁에 함께 머물러 주었기에 그 시간들을 견디어 낼 수 있었고 감사할 수 있었다.
하느님에게는 시간이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없는 그냥 지금 존재하는 것뿐이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지 내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한 유한성에서 난 내게 허락된 시간들 제대로 활용하여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 시간의 주인이 되어 삶의 가치를 찾으면서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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