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인 남수단의 현실을 생각해 보면 그 어떤 나라보다도 이 곳은 교육에 투자가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이 아이들의 5~10년 후 미래가 남수단의 현실이 될테니까요.
그러나 미래를 위한 교육현실은 안타깝습니다. 그 먼 곳에서부터 힘들게 학교에 오는 아이들 중에 대부분이 책가방도 없이 빈손으로 등교를 합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한국의 여러 단체로부터 지원받은 작은 가방과 공책, 펜을 매년 나누어 주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지급되는 교과서의 부족함은 어떻게 채워줄 방도가 없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아직도 교과서 없이 그저 선생님의 칠판 글씨를 손으로 노트에 옮겨 적는 방식으로 공부합니다.
친구의 공책을 열심히 베껴가며 공부하고 있는 매우 착실한 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교과서도 없는데 숙제는 어떻게 하니?” 대답은 예상대로였습니다. “숙제가 없는데요.”
교과서도 부족한 이곳에 참고서가 있을 리가 없습니다. 번화된 지역에서조차도 서점을 찾을 수 없는 남수단에서는 책을 구입하거나 빌릴 수 있는 기회조차 없습니다.
방과 후 집으로 돌아가면 공부할 수 없는 남수단의 아이들. 한국의 넘치는 참고서와 다양한 교양서적들 그리고 학구열을 생각하면 너무나 대조적으로 안타까운 교육현실입니다.
그런데 문득, 10년 뒤에도 그리고 20년 뒤에도 어쩌면 이곳의 현실은 바뀌지 않겠다는 걱정된 마음이 들었습니다. Primary 학교를 졸업하고 더 공부하겠다는 뜻을 품고도 부모의 반대로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많은 아이들, 이 아이들이 저를 찾아와서 호소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부모님의 무관심입니다. Primary 전 과정, 그리고 Secondary 1년 학비는 소 한 마리를 팔아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데도, 자식의 교육을 위해 그 많은 소들 중에서 한 마리 내다팔기를 거부하는 인색한 부모들의 모습은 우리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일지 몰라도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한번은 상급학교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어떤 아이가 아버지에게 진학을 위한 학비를 부탁했다가 거절당하고 저에게 찾아와서는 “성당에 살고 있는 아버지(신부님)한테 가서 학비를 얻어오거라”라는 아버지의 말을 저에게 그대로 전했던 황당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협조 없이는 어떤 지원과 도움도 결국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배움에 대한 열의가 있는 아이들이 부모의 반대로 인해 안타까운 현실에 주저앉게 되지 않도록, 인식의 변화를 위한 기도와 은총을 청합니다.
▲ 남수단 아이들은 부모의 무관심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남수단과 잠비아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 수원교구 해외선교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다음과 같은 봉사자를 찾습니다.
- 사회복지, 의료분야, 영어교육, 태권도교육 등
※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