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우리보고 많이 벌고 많이 소비하는 게 미덕이라고 가르치지만 다같이 공존하려면 공생공빈(共生共貧)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죽음의 문화가 만연한 세상에서 생명문화와 기부문화를 창출하고자 모인 이들이 지난 6월 29일 오전 11시 안산대리구 시화성바오로본당(주임 문병학 신부)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인준을 받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공생공빈 밀알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이 단체 준비위원으로 활동한 이계희(헬레나·58)씨는 창립 당일에도 공생공빈 밀알을 알리고 새로운 조합원을 받고자 띠를 두르고 홍보에 나섰다.
“지금까지 110여 명이 저희 조합에 가입했어요. 올해 안으로 400~500명 정도로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한답니다.”
협동조합이 탄생은 지난 2013년 4월부터 준비되기 시작했다. 본지에서 연재 중인 ‘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를 보면서 협동조합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이룰 수 있다고 느낀 본당 주임 문병학 신부는 본당 내 영적독서팀에 관련 도서를 추천했고, 이계희씨를 포함한 몇몇 신자들이 주축이 돼 조합 창립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본당 사목회 임원들과 단체장들에게 관련 도서를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본당 군인후원회를 통해 군 장병들에게도 관련서적을 보내줬어요. 그 분들이 다 저희 조합에 참여하기로 결심하신 것은 아니지만 저희를 바라보는 눈빛이 많이 따뜻해지셨음을 느꼈죠.”
공생공빈은 생태계의 수많은 종들이 자기 삶의 영역을 조화롭게 유지해 나가는 상호의존적인 생존의 모습을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한 말이다. 생명문화와 기부문화 확산을 통해 우리 사회도 서로의 영역에서 조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름 붙인 공생공빈 밀알 협동조합은 기도모임, 독서모임, 우리농촌살리기, 기후변화 알리기,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들로 구성돼 있다.
“협동조합이니까 나중에 돌아오는 혜택이 뭐냐고 묻는 분들을 보면서 좀 답답함을 느끼긴 했어요.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게 아니고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운동이거든요. 우리의 이 노력에 조금 더 공감하고 함께하는 분들이 늘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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