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길에서 형제애가 사라질 때의 세상을 상상해보셨습니까. 형제를 향한 사랑의 눈길로 귀한 순간들을 오래도록 붙들어놓고 싶습니다. 그 길이 제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여깁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임종진(스테파노·46·사진)씨의 사진을 대하는 이들은 그의 작품에서 대번에 따뜻함을 찾아낼 수 있다.
지난 2004년 우연한 기회에 첫발을 디딘 캄보디아에서 찾아낸 따뜻함은 그를 오롯하게 따뜻한 사람으로 재탄생시켰다.
“제 사진이 따뜻한 게 아니라 사진 속의 사람들이 따뜻한 거지요.”
자신을 매료시킨 따뜻함으로 인해 임 작가는 그해부터 매년 두세 차례 캄보디아를 찾았다. 2008년부터는 아예 NGO 자원활동가로 2년 가까이 캄보디아에 머물면서 지뢰피해 장애인 기술센터인 ‘반티아이프리에브’와 에이즈환자센터, 그리고 여러 도시 빈민촌을 오가며 그들과 하나가 되어갔다.
임 작가는 그들의 가난과 고통, 상처의 순간보다는 고단한 삶 속에 가려진 아름다움을 기록하는데 중점을 뒀다. 도시 빈민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민중의 삶을 고스란히 포착하면서 인권과 평화,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하느님을 만난 것도 이런 가운데서였다. 캄보디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수회 한국관구 선교사들이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을 담은 사진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동정, 연민을 강요합니다. 동정이 아니라 나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길어 올린 이런 생각들이 그로 하여금 새로운 길을 걷게 만든 셈이다. 임 작가가 최근에 낸 사진집 「캄보디아, 흙 물 바람 그리고 삶」은 그런 사랑의 기록이다. 임 작가가 캄보디아를 방문한 10년 여정이 담겨 있는 사진집에는 고단하고 피폐한 삶 속에 가려진 아름다움, 따뜻한 인간애, 타인을 배려하고 나누려는 사람들의 마음이 오롯하게 담겨있다. 사진집 수익금은 예수회 캄보디아 미션(관구장 대리 오인돈 신부)이 캄보디아 반티에이 미얀쩨이주에 건립을 추진 중인 ‘하비에르 예수회 학교’ 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지금도 가난한 소수민족 프농 마을의 유치원 후원회에 매달 1000달러씩 보내고 있는 임 작가는 ‘따뜻함’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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