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솔직한 시선이 세상에 말을 건다. 현란한 기교나 화려한 화법은 없다. 레고와 애완동물, 친구와 자연 등 주변의 모든 소재를 활용해 자신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한다. 순수하고 기발한 창의력은 어른들이 무릎을 치게 할 정도다,
6월 27~29일 경기도 김포 한국가톨릭문화원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제1회 한국가톨릭어린이영화제(이하 KCCFF)는 아이들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줬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해온 영상을 이용해 세상과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현직 영화인들의 지도로 아이들은 직접 연출과 시나리오 작업, 촬영, 연기에 도전했다. 평소 극장에서 완성된 영화만 봤던 아이들에게 영화 제작 과정은 하나부터 열까지 신기했다. 장난꾸러기, 말썽꾸러기들도 이 시간만큼은 진지한 모습이었다. 구도와 조명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며 한 컷, 한 컷 완성했다. 선생님들이 알려주는 내용도 놓치지 않고 새겨들었다. 아이들은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진짜 영화인이 됐다.
제1회 KCCFF에는 전국 초등학생 6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영화 제작뿐 아니라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의 감독이자 KCCFF 집행위원장인 민병훈 감독과의 대화, 영화평론가 정지욱의 ‘우주영화와 함께하는 과학토크’, 전각작가 이세웅의 ‘캘리그라피’ 수업 등 2박3일간 영화와 관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무료로 열린 영화제에는 학부모를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호응을 얻었다.
쌍둥이 형제 노세찬(미카엘·13·인천 교하본당)·혜찬(가브리엘)군은 “진짜 영화인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며 “특히 영화 장비를 만지고 제작하고 나니 뿌듯하고 우리가 만든 영화를 빨리 보고싶다”고 말했다.
영화제를 기획한 한국가톨릭문화원은 캠프에 앞서 4~5월 두 달 동안 진행한 공모를 통해 경쟁부문 20점, 비경쟁부문 15점을 선정했다. 캠프 중에는 경쟁부문에 선정된 작품을 상영하고, 어린이 감독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다. 6월 29일 폐막식에서 이들 작품 가운데 다섯 작품을 뽑아 대상과 심사위원상, 감독상, 촬영상, 관객상을 수여했다. 제1회 KCCFF 대상은 ‘천사의 기도’(Angel’s Prayer)를 연출한 김근영(소피아·12)양이 수상했다.
민병훈(바오로) 감독은 “어른들은 표현할 수 없는 어린이들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꽤 있다”며 “문화로써 아이들을 독려하기 위해 시작한 영화제를 통해 아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개성을 지켜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영화 캠프 이후에도 KCCFF 사무국을 상설 운영하기로 한 문화원은 이번 영화제 수상작을 비롯, 어린이들이 제작한 작품들을 인터넷 카페(cafe.daum.net/kccff)와 유튜브로 공유할 계획이다.
KCCFF 조직위원장 박유진 신부는 “어린이들의 마음과 세상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영화제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교회는 즐거운 곳’이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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