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지난 6월29일자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Il Messaggero)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의 ‘시대’와 ‘문화’의 도전을 중심으로 폭넓은 견해를 피력했다. 교황은 여기서 특히 흥미로운 주장을 했다.
“공산주의자들은 그리스도교의 가난의 ‘기치’(banner)을 훔쳤습니다. 가난의 기치는 그리스도교의 것입니다. 가난은 복음의 핵심입니다.”
교황은 “참된 가난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복음을 이해할 수 없고, 하느님께서 충만하게 채워주실 것이기에 ‘영적 가난’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복음은 부자와 가난한 이들을 가리지 않으며, “절대로 부자를 비난하지는 않지만” 우상이 되어버린 ‘부유함 자체’는 꾸짖는다고 말했다.
교황의 복음적이고 선교적인, 하지만 파격적으로 보이는 언행을 두고, 미국의 극우 논객들은 교황을 비난했다. 러시 림바우(Rush Limbaugh)나 글렌 벡(Glen Beck) 등은 교황을 공산주의자(Communist)나 마르크시스트(Marxist)라고 말했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6월 20일자도, 교황이 스페인 일간 ‘라 방가르디아’(La Vanguardia)와 가진 인터뷰를 비판하면서, “교황은 자본주의와 전쟁이 관련성이 있다고 말함으로서 ‘극단적인 노선’을 취했으며, 고의든 아니든 소련 공산주의의 창시자인 블라디미르 레닌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비난들에 대한 적절한 반박은 간단하고 명료해 보인다. 예수가 그랬듯이, 교황 역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억압하고 우상화되어가는, 돈과 불의한 사회구조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바로 교황의 반박이다.
교황은 최근 바티칸에서 ‘윤리적 투자’ 관련 학술대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점점 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금융시장이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운명을 좌우한다. 또는 극소수가 투기를 통해 막대한 부를 누리는 반면 대다수는 그 결과로 인해 무거운 짐을 져야 한다.”
교황은 분명하게 자신은 공산주의자나 마르크시스트가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해 그는 미국 보수주의자들을 향해 “마르스크주의는 잘못”이지만 “내가 만난 많은 마르크시스트들은 대개 좋은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나를 마르크시스트라고 부르는 것에) 기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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