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인 6월 29일 오후 6시 인천교구 원미동본당(주임 이재규 신부)은 ‘이야기가 있는 미사’를 봉헌했다.
지하 소성당에서 처음으로 봉헌된 ‘이야기가 있는 미사’는 미사와 토크쇼, 밴드 공연이 하나로 조합된 새로운 사목적 시도였다.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도 일반적인 성당 좌석과는 달리 6~7명 단위로 서로 마주 보고 테이블에 둘러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새로운 형태의 미사를 봉헌한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지하 소성당은 신자들로 빈자리가 없었고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신자들은 소성당 입구 주변에서 미사를 봉헌해야 했다.
이날 첫 번째 이야기 손님은 본당 주임 이재규 신부였다. 이 신부의 세례명이 베드로여서 영명축일을 맞이하기도 했고 오랜 시간 여러 어려움에도 이야기가 있는 미사의 장을 마련한 것도 이 신부였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있는 미사는 6월을 시작으로 앞으로 3개월마다 이야기 손님 신부를 초청해 원미동본당의 전통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이 신부는 “본당 사목 프로그램이 주임 신부가 바뀌면 없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야기가 있는 미사는 제가 본당을 떠나도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12월 이야기 손님으로는 원미동본당 제7대 주임(재임기간 2002년 1월~2006년 12월) 김현수 신부(교구 복음화사목국장)가 일찌감치 ‘낙점’됐다. 김현수 신부는 10년 전 본당의 청년 밴드 공연을 지원해 이야기가 있는 미사의 모태를 만든 장본인이다.
이야기가 있는 미사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본당 ‘주:Ju’ 밴드다. 기타와 베이스, 키보드, 드럼, 보컬 등 무려 12인조 매머드급인 주밴드는 고등학교 고3 담임교사, 간호사, 주부, 성가대 지휘자, 꽃가게 사장님 등 다양한 직업에 연령대도 1975년생에서 90년생까지 폭넓다. 주밴드는 일명 ‘굴비밴드’다. 굴비처럼 하나로 엮이고 똘똘 뭉쳐 끈끈한 우정과 조직력을 과시한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주밴드 단장으로 이야기가 있는 미사의 사회자인 박경(아나다시아·39)씨는 “주밴드의 열의를 알아봐 주시고 주님의 도구로 제대로 써주신 이재규 신부님 덕에 이야기가 있는 미사가 탄생했다”고 전했다. 올 1월에 주밴드 주최로 열린 ‘그땐 그랬지’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발전적 형태로 등장한 것이 이야기가 있는 미사라 할 수 있다.
본당은 이야기가 있는 미사를 위해 지하 소성당의 음향 시설을 밴드 반주가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새로 설치했다. 음향 시설 설치에는 주밴드 맏형격인 양제승(암브로시오·48)씨가 수고했다. 양제승씨는 “미사를 주례하는 신부님이 제단에서 내려와 신자들이 신부님에 대해 궁금해하는 소소한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가 있는 미사를 통해 이재규 신부님은 친근하고 인간적인 사제상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박경 단장은 “이야기가 있는 미사도 미사 전례라는 큰 틀을 벗어나면 안 되기에 신자들의 반응을 고려해 이야기 주제나 곡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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