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교구 전역에 도보성지순례의 열기가 뜨겁다.
올해로 14기를 맞는 교구 청년도보성지순례에 참가하는 80명의 청년들은 4~12일 8박9일의 여정으로 황새바위성지에서 솔뫼성지, 공세리성당, 팽성성당, 미리내성지, 기산성당, 남양성모성지, 갓등이피정의집, 교구청에 이르기까지 261km를 도보 순례했다.
안양대리구도 한국순교자 124위 시복식 기념 도보성지순례를 마련해 12일 삼덕공원에서 수리산성지까지 도보로 이동해 성지를 순례했다.
이밖에도 각 본당 및 주일학교 등에서 도보성지순례를 통해 순교자의 삶을 기억하고 체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성지순례는 순례라는 행위를 통해 순례자 스스로 삶을 돌아보며 하느님께 나아가는 여정이다. 특히 103위 성인과 124위 하느님의 종이 그렇듯 많은 순교자를 선조로, 또 신앙의 모범으로 삼는 한국교회에는 그만큼 순교영성을 체득할 수 있는 순교성지가 많이 있다.
특히 도보성지순례는 순교영성 체득에 큰 도움을 주는 순례방법이다.
예루살렘 성지순례나 산티아고 성지순례 등 전통적인 성지순례가 모두 걷기에서 온 것처럼 자신의 두 발로 성지를 향해 걸어가는 순례는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하느님께 나아가는 모습 그 자체다.
‘웰빙’, ‘힐링’ 등을 이유로 걷기 위해 둘레길, 올레길 등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세속의 걷기가 육신의 건강을 위함이라면 순례의 걷기는 영혼과 신앙의 건강을 위함이다.
15곳의 성지가 있는 교구는 15곳의 성지를 잇는 성지순례길 ‘디딤길’을 마련했다. 2011년 교구 청소년국이 디딤길팀을 중심으로 만든 75개의 성지순례코스 디딤길은 신자 개개인이 자유롭게 도보성지순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성지와 성지를 잇는 구간을 완주할 때 마다 성지에서 완주도장을 찍어주고 있어, 15개 성지를 모두 완주하면 완주패와 교구장 명의 축복장을 받을 수 있다.
또 오는 10월까지는 124위 시복대상자 관련 성지 8곳에서는 잠벌을 면해주는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전대사를 받기 위해서는 각자 진심으로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받고 미사에 참여해 영성체를 한 은총의 상태에서 성지를 방문해 묵주기도 5단,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의 ‘시복시성기도문’,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 방문과 시복식을 위한 기도’, 교황님의 기도 지향(매일미사 혹은 주교회의 홈페이지 ‘알림마당’ 참조)을 통한 주모경 1회를 바치면 된다.
도보성지순례의 의미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자신이 향하는 성지에 얽힌 신앙선조의 삶을 묵상하고 또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자하는 자세가 없다면 도보성지순례의 의미를 잃는다. 출발 전 ‘순교자들에게 드리는 기도’나 간단하게 성경봉독을 하면 좋다.
도보에 가장 중요한 신발은 바닥이 딱딱하거나 얇지 않은 편안한 운동화나 트레킹화가 알맞다. 통풍이 잘되고 건조가 빠른 옷과 얼굴, 목 등을 그늘로 가려주는 챙 있는 모자는 체력 소모를 줄여주는 복장이다. 가방에는 수통, 수건, 자외선차단크림, 도보묵주를 챙기고 날씨에 따라 썬글라스나 우의를 지참한다. 특히 더운 날씨에는 식염포도당과 이온음료가 필요하다.
고난을 이겨내는 성지순례의 의미를 살리는 것도 좋지만, 안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오래 걷기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도보순례 중에는 체력관리가 필수다. 도보순례 출발 전에는 반드시 발목과 다리, 허리, 어깨 등의 스트레칭을 실시한다. 빠르게 이동하려하거나 한 번에 많은 거리를 가려하지 말고 일정 거리마다 미리 휴식 지점을 계획해 두면 좋다. 또 도보순례 중에는 인도가 없는 도로를 걷는 일도 많으므로 항상 차량에 유의해야 한다.
이동속도는 1시간에 약 4km를, 휴식은 1시간에 50분 순례 10분 휴식을 기준으로 하면 적당하다. 단 35℃ 이상, 오후 2~3시 경은 도보가 어려울 정도로 더운 날씨이므로 도보를 멈추고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 휴식 시에는 가급적 신발 끈을 풀어 발의 수분을 말려 물집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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