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과 SNS 소통 활발
교황 유투브 동영상 등 진슬기 신부 한글 번역도
교황청은 로마에 있지만 온라인 세상을 통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을 늘 곁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 프란치스코 관련 서적이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지만 미디어 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해 듣기를 원한다. ‘실시간’ 소식 전달에 유용한 소셜미디어는 교황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훌륭한 매체다.
140자 이내의 문구로 소식을 알리는 트위터(twitter.com)는 교황의 말을 전하는 훌륭한 일꾼이다. 미국 홍보업체 ‘버슨-마스텔러’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트위플로머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트위터 스페인어 계정(@Pontifex_es)의 문구를 인용하는 리트윗은 문구 하나 당 평균 1만 건, 영어 계정(@Pontifex)은 평균 6400명으로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팔로워도 1411만 명으로 세계 지도자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교황의 인기는 페이스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facebook.com)은 ‘2013 페이스북 트렌드’에서 전 세계 가입자 11억9000만 명이 한 해 동안 올린 글과 댓글을 집계한 결과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분석했다. 교황이 즉위한 2013년 3월 개설된 페이스북 페이지도 132만8280명이 좋아요를 누른 인기 페이지다.
유투브(youtube.com)에는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이 동영상으로 올라온다. 2009년 열린 바티칸의 공식 유투브 채널은 삼종기도와 기자회견, 미사 등 각종 행사에서 교황의 모습을 중계하고 있다. 이 채널에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지난해 3월 13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출을 담은 영상으로 총 35만7445번 조회됐다.
SNS가 교황의 말을 직접 전해주는 매체라면 바티칸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교황에 관한 다양한 최신 소식을 접할 수 있다.
교황청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페이지(w2.vatican.va/content/francesco/en.html)에 접속하면 교황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삼종기도의 강론문에서부터 서한과 메시지, 연설, 기도에서부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서를 열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황의 국외 방문에 관한 영상과 문서를 방문지 별로 묶어 전달하고 있다. 2014년 국외 방문 목록에는 이미 ‘한국의 아시아청년대회 방문’ 항목과 일정 등이 소개돼 있다.
바티칸의 뉴스포털인 뉴스닷바(www.news.va)는 교황의 기사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웹사이트다. 뉴스닷바에서는 바티칸이 발행하는 일간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를 읽을 수 있고 바티칸 라디오의 음성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 교황청이 마련한 포프투유(www.pope2you.net)는 소셜미디어, 뉴스 등 교황에 관한 소식을 한 곳에 모아 놓은 페이지다.
모바일 기기에서도 교황을 만날 수 있다. 더포프앱(THE POPE APP)은 교황에 관한 최신 뉴스와 정보를 손가락 하나로 손쉽게 만나게 해준다. 트위터와 바티칸뉴스와 연결돼 있고, 사진이나 영상, 바티칸 곳곳의 모습을 웹캠으로 볼 수 있다. 또 바티칸에 있는 교황의 미사나 기도, 강론을 생중계하기도 한다.
로마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유학 중인 진슬기 신부는 교황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정보를 우리말로 번역해 올리고 있다. 진 신부는 유투브 채널(www.youtube.com/channel/UCqQYrtAtmhWGsBlg-LhS8Wg)을 통해 한글자막이 달린 교황의 동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하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Sperospera0313도 교황의 트위터를 한국어로 전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 청주, 교황 방한 홍보영상 7일부터 방송
청주교구 교황방문준비위원회(이하 방한준비위) 홍보분과위원회(이하 홍보위)가 지난 9일까지 ‘교황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주제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알리는 홍보 영상을 제작완료 하고 최근, 방영을 시작했다.
▲ 청주교구 ‘교황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주제로 한 홍보영상의 한 장면.
영상의 기본 기획은 신성근 신부(교구 연수동본당 주임)가 맡았으며, 제작은 현대HCN 충북방송이 재능기부형태로 동참했다. 또한 영상의 송출은 채널 TV와 지자체 소유 전광판 등을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호스피스 활동을 통해 봉사하는 사람들 ▲청주교구 운전기사사도회 봉사 활동 ▲매괴고등학교 교사들이 실시하는 생명 교육 ▲장애인의 활동을 보조하는 봉사자 ▲꽃동네대학교 레크레이션 동아리 봉사 활동 ▲선천성 사지절단증 장애인 이구원씨가 전하는 희망 메시지 ▲방송을 통해 소외된 계층과 소통하는 탤런트 양미경 씨 등, 총 7편의 홍보영상을 제작해 온 현대HCN 충북방송은 홍보위와 방준위를 통한 여러 차례 시사회를 거쳐 지난 9일 최종편을 마무리했다.
제작 완료된 홍보영상은 7일부터 현대HCN 충북방송 주관으로 29개 채널TV를 통해 1일 180회 정도 송출되고 있으며, 교구 홈페이지(www.cdcj.or.kr)와 교황 방한 홈페이지(popekorea.catholic.or.kr), 스마트폰 굿뉴스 애플리케이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홍보위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전광판과 주요 도로 현수막 홍보 등도 협의 중이다.
<이우현 기자>
■ 충남도, 솔뫼·해미 홍보영상 4개국어로 제작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을 준비 중인 충청남도는 대전교구와 공동으로 솔뫼·해미·신리성지 및 순례길에 대한 정보를 담은 홍보영상을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최근 제작해 홍보 및 배포에 나섰다. 솔뫼성지와 해미순교성지는 교황이 방한 기간 중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면서 방문이 예정돼 있어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충남도 문화예술과 교황방문준비TF팀 권민식(베드로) 주무관은 “충남도에서 영상 제작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 단계별로 대전교구의 협력과 자문, 감수를 받고 보완작업을 거쳤다”며 “완성된 홍보영상은 충남도 공식 홈페이지인 ‘충남넷’에 공개하고 전국 각 교구와 가톨릭교회 시설, 단체 등에 배포했다”고 말했다. 권 주무관은 교황 방문과 관련된 도내 각종 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이 홍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6분 길이의 홍보 영상은 천주교 역사 개관과 솔뫼성지, 해미성지, 해미읍성, 신리성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싣고 있다.
<박지순 기자>
■ 서점가도 ‘프란치스코 효과’… 관련 서적 판매 껑충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 방문을 맞아, 국내 서점가에서도 이른바 ‘프란치스코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서적 10여권이 줄지어 선을 보였으며, 판매량도 최근 들어 두 배 이상 뛰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목소리를 직접 접할 수 있는 강론이나 메시지를 엮은 책자 번역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교계 출판사 뿐 아니라 일반 출판사들이 교황 관련 도서 출간에 힘을 싣는 것도 최근 서점가에 일고 있는 특징이다.
한편 국내 대형서점 중 하나인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교황 관련 서적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별도의 진열대도 마련하고 있다.
<주정아 기자>
■ 지금 교황은
방문 약속 못지킨 교황, 병자들에게 사과 메시지
“갑작스런 두통에 육체 허약함 깨달아… 기도로 믿음 키워야”
로마 제멜리(Gemelli) 병원의 의사와 직원들, 그리고 많은 환자들은 손꼽아 6월 27일을 기다렸었다. 왜냐하면, 그날은 개원 50주년을 맞아 교황 프란치스코가 직접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들을 격려하고 환자들을 위로해주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병들고 약한 이들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따뜻하고 각별한 애정은 정평이 나 있었고, 유쾌하고 격의없는 그에게 모든 이들은 흠뻑 빠져 있었기 때문에 교황 방문은 온 병원을 축제 분위기로 들뜨게 했다.
그런데, 모든 준비를 갖춰 놓고 교황을 기다리던 마지막 순간, 교황의 방문 일정이 취소됐다. 사람들은 교황 방문 일정이 취소된 것에 대한 실망보다는 혹시라도 심각한 건강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심각하게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교황은 꽤 심했지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던, 두통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고 사람들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십수일이 지난 7월 어느 날, 이탈리아 주교회의의 TV 채널인 ‘TV2000’을 통해 교황이 병원을 찾아가지 못한 데 대해 사과를 했다. 거의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자신의 일정이 취소돼 실망했을 병원 관계자들과 환자들에 대한 사과의 영상 메시지가 방송된 것이다. 사람들은 교황의 사과를 받는 영광을 누리면서, 교황을 직접 만나본 것 만큼이나 가슴이 따뜻해졌다.
▲ 교황이 7일 이탈리아 캄포바소 성당을 찾아 환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CNS】
“모든 것이 다 준비됐었고, 사실 제 가장 가까운 조력자들은 이미 병원에 도착해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심한 두통이 찾아왔고 점점 더 심해지더니 나중에는 속이 메스꺼워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교황은 이어서 말했다.
“여러분들, 특히 병상에 누워계신 환자분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잘 압니다. 저는 정말로 여러분을 찾아뵙기를 원했지만, 우리는 우리 생명의 주인이 아닌지라, 육체의 허약함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음은 특별히 병자와 노인들에게로 날아갔다. “여름은 휴식을 위한 시기만은 아닙니다. 아픈 사람들, 특히 홀로 남겨진 이들에게 고통스러운 시기이고, 특별히 대도시에서는 더 힘든 시기입니다. ”
이렇게 자신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서 허심탄회한 사과의 마음을 전한 뒤, 교황은 제벨리 병원과 그 가족들이 지금까지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해 바친 아낌없는 헌신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그리고 다시금 환자들을 격려하며 말했다.
“저는 특별히 여러분, 병마로 고통받는 분들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믿음을 키워나가십시요. 그리고 오직 하느님에게서만 여러분들은 힘을 얻을 수 있음을 증거하십시요.”
교황은 육체의 고통을 통해서 하느님의 위로와 격려, 그리고 참된 힘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병자 여러분들은 인간의 육체가 얼마나 약한지를 잘 압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복음과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생명의 선물인지를 주위에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제 아무리 세속적으로 중요한 인물일지라도 단 하루라도 제 생명을 더할 수 있겠습니까?”
일정 취소를 오히려 더 친근하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승화시켜준 교황의 영상 메시지는 ‘제멜리’의 모든 식구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