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구의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은 생산지의 운동성보다 안동, 마산, 전주, 광주 등 타 교구 생산물에 대한 소비지로서의 역할 비중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교구 내 농민 본연의 존재를 재확인하고, 친환경 생명농업을 제대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어요.”
관할 지역 내 도시와 농촌이 혼재한 교구에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 가진 역할이 더욱 부각되는 것도 사실. 20일 농민주일을 맞아, 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본부장 서북원 신부(오로지종합복지원장)를 만났다. 서 신부는 최근 교구 내 생산지를 통해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의 생명가치를 새롭게 발견, 이를 실행에 옮기려는 노력이 움트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생산지의 생명농업을 향한 운동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줄 인식과 책임감을 심어줄 교육이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생존 원리의 경제관념보다는 생명의 가치를 전달해야겠지요. 이러한 것이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이처럼 생산지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소비지에서의 연대의식도 우리농촌살리기운동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 교구 관할 지역에는 많은 시, 군이 자리 잡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 우리 농민들이 생산한 농작물을 그대로 취급할 수 있는 여건을 지닌 지역은 많지 않아요. 이것이 우리 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의 한계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앞으로는 소비지 본당과 생산지 가톨릭농민회 분회를 바로 잇는 직거래 활동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농민들이 바로 수확한 물건을 본당에 가져와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지요. 이 경우 유통 과정이 생략되니 신선도는 높아지고, 비용은 낮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을 조율하는 것도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의 몫이지요.”
서 신부는 이러한 직거래 모델과 함께 본당 내 직매장을 설치 2차 가공식품과 냉동식품류 등까지 소화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이 우리농촌을 살리는 도시생활공동체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기본은 실천에서부터 비롯되는 것. 서 신부는 신자 스스로의 주체의식을 강조했다.
“신자들이 하느님 백성으로서 하느님 나라의 주인이 돼야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신자들의 모습은 요원한 것 같습니다. 성직자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닌, 신자들이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의 주체가 돼 주인의식을 가지고, 생명이라는 화두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그 효과가 배가 돼 드러나겠지요.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복음적 식별이 우리 신자들에게 필요한 자세인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신자 활동가들이 양성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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