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박해(1801년)로 유일한 사제였던 주문모 신부와 조선 교회의 지도급 인물들이 대다수 순교해 조선 교회는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이에 이여진은 2차례 북경을 왕래하며 북경 주교 사라이바 주교와 교황에게 조선 교회의 실정을 알리고, 성직자 입국을 위한 여러 가지 방도를 제시하며 서한을 발송했지만 유럽 교회의 상황으로 극심한 위기를 겪던 교황청은 조선 교회를 위하여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
정하상(바오로)의 주도로 1816년 말부터 다시 성직자 영입운동을 시도한다. 기록에는 정하상이 1835년까지 북경을 10여 차례 왕래했다고 나온다. 남경에서 머물고 있던 사라이바 북경 주교는 2명의 중국인 신부를 파견 결정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1823년 역관인 유진길(아우구스티노)이 합류하면서 북경 선교사들과 교섭이 적극적으로 진행된다. 1824년 정하상과 유진길은 북경에서 선교사들을 만나고, ‘조선 교회의 암브로시오와 그 동료들’의 이름으로 교황에게 직접 청원하는 서한 작성한다. 이 서한에 감동한 포교성성은 조선 선교를 전담할 수도회를 물색, 파리외방전교회와 교섭하게 된다.
파리외방전교회는 기금과 선교사 부족, 조선 입국로의 불확실 등으로 답신했지만 포교성성은 선교지 운영을 위한 최초 경비를 부담할 것이며 조선 입국로에 관한 자료로 유진길의 서한을 보냈다. 파리외방전교회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자원을 계기로 선교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한다.
포교성성 장관 카펠라리 추기경이 그레고리오 16세로 선출, 조선교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선대목구 설정을 결정하게 된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받고 조선입국을 위해 방콕·싱가포르·페낭 신학교·마카오·남경·양자강·북경 등을 이동했지만 1835년 과로로 얻은 병으로 선종했다.
당시 북경교구의 임시 관리자였던 피레스 페레이라 남경 주교는 조선 선교지에 대한 재치권을 주장하면서 브뤼기에르 주교의 조선 입국을 방해한 혐의가 있다. 남경·북경교구 관할 지역에서 조선 선교사들의 성무집행을 불허하고 요동지역의 교우촌에 숙소를 제공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브뤼기에르 주교의 사망으로 조선대목구 설정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는데 이를 내다본 브뤼기에르 주교는 교황청에 청원, 만주대목구를 분립하고 모방 신부를 조선대목구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이후 모방 신부와 샤스탕 신부가 1836년 조선에 입국하게 되고, 또 그 이듬해 말인 1837년 제2대 조선대목구장으로서 앵베르 주교가 입국함으로써 북경교구에서 독립된 조선대목구가 설정될 수 있었다.
모방 신부를 비롯한 프랑스 선교사들은 다양한 활동으로 조선교구를 위해 활동했다. 먼저 방인 성직자 양성을 위해 최양업, 최방제, 김대건 선발, 파견했다. 앵베르 주교는 제2의 파견도 준비했지만 기해박해의 발발로 무위로 돌아갔다.
일상적인 사목활동에 있어서도 한국어를 습득하고 교우촌을 순방했으며 각종 성사 및 미사 거행을 통해 활발한 사목활동을 펼쳤다. 앵베르 주교는 서울과 경기지방을, 모방 신부는 그에 이웃하는 도를, 샤스탕 신부는 남쪽을 중심으로 구분해 활동했다. 앵베르 주교는 ‘텬쥬 성교 공과’, ‘텬쥬 성교 십이단’을 번역하고 매괴회·성의회 등의 신심단체를 설립, 운영했다.
또 앵베르 주교는 북경 교구의 주보인 성 요셉 대신 성모 무염시태를 조선대목구의 새로운 주보로 청원해 1841년 8월 22일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의 승인으로 성 요셉과 함께 공동 주보로 삼을 수 있었다. 조선 교회의 특별한 성모님 사랑은 앵베르 주교 이후 전통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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