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생활고에 시달리던 20대 부부가 어린 아들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불과 얼마 전에는 공중파 방송 촬영 중 20대 여성 출연자가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푸르디푸른 청년들로 하여금 죽음을 선택하게 하는 것일까요?
잉여세대, 삼포세대, 88만원세대 등은 모두 이 시대 청년들을 부르는 말입니다. 20대의 80%가 비정규직이고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청년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지만 그들이 견뎌야할 삶의 무게는 너무 무겁습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30대 젊은층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며, 2010년 20대 사망자 가운데 44.6%가 자살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청년들의 자살 문제를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로 국한시킬 수 없는 이유입니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621명 중 373명(60%)이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원인으로는 취업난(20%), 성적(19%), 금전문제(14%), 이성문제(1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 발표 자료 역시 20대의 30%, 30대의 37%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울증도 청년 자살의 대표적 이유로 꼽힙니다. 어렸을 때부터 경쟁을 외치고 극심한 개인주의로 청년들은 혼자라는 좌절감과 절망감에 쉽게 빠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20대의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자살 징후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의하면, 청년들은 SNS 사진과 문구를 통해 자살을 암시합니다. 죽음을 준비하면서 신변을 정리하고 평소 하지 않던 말을 하거나 잠이 많아집니다. 또한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표명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합니다. 인터넷으로 자살 방법을 검색하기도 합니다.
심리적 부검으로 살펴본 20대 자살자 특징은 1~3명의 친구들과 인간관계를 맺고 있었고, 자살 이전에 사회적 관계로부터 멀어지는 변화를 겪었습니다. 주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사회와 단절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평소 음주를 즐기지 않고 정신과 상담을 받는 비율이 굉장히 낮았습니다.(「심리적 부검을 통한 성인의 자살 위험요소 분석」, 정현정, 2013년)
자살 징후를 알아챘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자살 징후를 보이는 청년을 가까운 상담센터나 전문기관에 데려가야 한다고 권장합니다. 또한 죽고 싶은 마음만큼 공감 받고 이해받고 싶은 욕구가 큰 만큼 그들과 함께하려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심적 상태를 살펴봐야 합니다. 자살 충동이 없더라도 감정을 돌보며, 변화가 있을 때에는 원래의 생활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전화상담 1599-3079, 문의 02-318-3079, www.3079.or.kr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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