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화재는 송희열(세례자 요한·65)씨 가족의 추억과 희망을 모두 앗아갔다.
첫 번째 화재는 2012년 1월 발생했다. 조립식 주택에서 추운 겨울을 나고자 거실에 설치했던 난로가 화근이었다. 불을 지피던 중 불똥이 거실로 튀었고 이내 큰 화재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집은 전소됐고 피해 금액이 3000만 원에 달했다. 돈보다 더 소중한 추억도 한 줌 재로 사라졌다. 30여 년간 송씨 부부와 자녀들이 함께 했던 사진과 성물, 가보 등 소중한 물건들이 타버린 것이다.
게다가 송씨와 아내 윤병희(체칠리아·59)씨는 화상을 입어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발에 3도 화상을 당한 윤씨는 세균에 감염되기까지 해 피부이식수술이 불가피했다. 병원과 결혼한 첫 딸의 집을 전전하며 5개월 만에 집에 돌아온 송씨 부부는 이후로도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상처와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고 불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다. 특히 집안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윤씨는 더 큰 고통을 이겨내야 했다. 아픈 발을 이끌고 직장에 나가야 했다. 아직 어린 딸들을 생각하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고 일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송씨 부부는 안정을 찾아갔다. 그런데 올해 3월 또 일이 터졌다. 두 번째 화재가 난 것이다. 이번에는 주방 배기 후드에서 불이 났다. 성당에서 레지오 회합에 참석 중이었던 송씨는 소식을 듣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당시 딸 셋이 집에 있었던 터라 걱정이 한 가득이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딸들도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송씨 가족의 보금자리는 새카만 그을음으로 가득했다. 화재 며칠 전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윤씨에게는 화재 소식을 바로 전하지도 못했다. 송씨는 홀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송씨는 “애들 엄마는 병원에 있으니 충격 받을 것이 걱정돼서 화재 얘기는 하지도 못하고 그때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들 가족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성당 식구들과 친인척, 지역 주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성당에서 모금한 후원금과 본당 사회복지분과의 협조로 약 200만 원을 지원받았다. 또 사제관에서 사용하던 장롱과 세탁기도 전달받았다. 나머지 세간은 친인척들이 장만해줬다. 집도 금세 수리가 됐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활은 조금씩 안정되고 있지만 송씨 부부에게는 여전히 걱정거리가 많다. 두 번의 화재로 집수리에 들어간 돈 3000여 만 원에 막내딸 교육비까지 부부가 감당해야 할 짐의 무게가 무겁다. 윤씨의 월급 110만 원으로는 다섯 식구가 생활하기도 벅차다. 금전적인 문제가 다가 아니다. 화재 이야기가 나오면 저절로 눈물이 흐를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다. 사는 것이 바빠서 심리치료를 받을 여유도 없다.
몇 년 전까지 소공동체위원 회장·꾸리아 단장을 역임하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윤씨는 그저 기도로 모든 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출퇴근 때마다 묵주기도를 하면서 가족들의 건강을 빌고 다시는 화재로 인해 상처받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702-04-107881
농협 703-01-36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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