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면 아이가 스마트폰 하느라고 방에서 나오지를 않아요.”
“어른인 나도 틈만 나면 스마트폰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아이들 탓만 할 수도 없지요.”
“아이에게 밤에는 스마트폰 사용하지 말자고 제안했다가 사이만 더 나빠졌어요.”
최근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5명중 4명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4명중 1명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 군에 속해있다고 한다. 평일 평균사용시간이 5.1시간이라는 것도 놀랍다.
학교와 학원으로 내몰려 바쁘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루 5시간 이상을 사용할 수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학교나 학원에서 몰래 하거나 잠시간을 줄일 수밖에. 실제로 60% 이상의 청소년이 자는 척 하면서 그리고 50% 이상이 수업시간에 몰래 스마트폰을 한다고 응답(2013년 한국정보화 진흥원 정보문화실태조사)했다고 한다.
세계 기네스 기록을 가진 기억력 천재라는 에란 카츠(Eran Katz)는 “몰입을 방해하는 환경 탓에, 보지만 주의하지 않고, 듣지만 경청하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현대인들은 기억력 퇴행을 겪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책을 읽다 스마트폰 40초만 봐도 다시 몰입하는데 20분이 걸린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보는 시간의 30배의 시간을 다시 투자해야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이니 결국 스마트폰이 우리의 몰입을 방해하고 독서를 할 수 없게 하는 주범인 게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에게 “게임 1시간만 하고 공부하라!”고 말하지만, 1시간 후 바로 책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연필과 책만으로 안 되는 걸까?
‘디지털 제로’를 외치는 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검색’으로 절대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 아예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반입 또는 사용할 수도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학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실리콘밸리 2세들이 다니는 학교다. 구글, 애플, 야후 등 내로라하는 미국 정보통신(IT)기업에 다니는 학부모가 70%가 넘는다. 연간 등록금이 2천만 원이 넘지만 첨단 디지털기기를 구입하는데 전혀 돈을 쓰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들은 첨단기기를 만들어 우리 아이들에게 안기고는 정작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검색조차 할 수 없게 한다.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폰과 인터넷게임에 갇혀 시간을 소비하고 있을 때 디지털세상을 이끌어가는 실리콘밸리에서는 ‘디지털 제로’라는 교육방침으로 아이들 손에 책과 연필만으로 교육한다. 묘한 배신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게다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한 학부모는 “컴퓨터를 다루는 건 치약을 짜는 것만큼 쉬우니 어릴 때부터 컴퓨터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마치 첨단기기에 빠진 우리한국사회를 조롱하는 듯하다.
디지털기기를 만들어낸 그들은 안다.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지나치게 가까이하면 자극에 반응만 하는 뇌로 퇴화된다는 것을. 그래서 시키는 일만 하는 뇌가 되어 절대로 자신들처럼 첨단기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러니 기억하자. 책을 가까이하면 경청과 몰입의 힘을 키우는 정신의 뇌, 스스로 창조하는 생각의 뇌로 빛난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책과 연필을 가까이 하도록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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