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일 주교(군종교구장)가 7월 14~22일 내전의 상처로 고통 받고 있는 남수단을 사목방문 했다.
유 주교의 이번 방문은 남수단 보루시에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파견돼 있는 한빛부대와 지난 4월 가톨릭 사제로는 처음으로 한빛부대와 동행한 군종교구 이종덕 신부를 격려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유 주교는 방문기간 중 한빛부대 장병들에게 견진성사도 집전했다. 남수단에는 현재 공병을 위주로 경비, 수색대원과 특전사요원 등 280명의 장병들이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다.
유 주교는 “한빛부대 대원들이 남수단 주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모습을 보고 기뻤다”며 “부대원들이 반복적으로 범람하는 강에 제방을 쌓아주고, 척박한 땅에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약 1만6500㎡(약 5000평) 규모의 농경지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난민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2만 명의 난민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의 기초공사도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종덕 신부도 부대원들 사이에서 ‘신부님이 우리의 모범’이라는 존경을 받으며 예비신자 영세 준비는 물론 신앙을 초월해 부대원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신부는 남수단으로 떠나며 2.5톤 분량의 생필품과 간식 등 선물을 준비해 한빛부대 장병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보루시가 속해 있는 말라카이교구는 내전의 위험으로 교구장 주교와 사제단 50여 명이 남수단 수도 주바로 피신해 있어 정상적인 사목이 중단된 상태다. 유 주교는 “보루시에 있는 한 성당을 방문했는데 십자고상만 걸려 있을 뿐 마치 헛간처럼 보여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며 “보루시 신자들은 목자 잃은 양 같은 신세가 됐다”고 전했다. 지역 본당 사목자가 없다 보니 이 신부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목을 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지만 이 신부는 한빛부대 공병의 협조를 얻어 성당 수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유 주교는 “한빛부대 인근 난민촌에서 학교가 운영되는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며 “말라카이교구에 주교님과 신부님들이 돌아와 신자들이 다시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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