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서 음악·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지민(요안나·독일 ‘그리스도의 선교 수녀회’) 수녀가 한국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이 수녀는 8일 오후 7시 경기도 헤이리마을 갤러리 BSSM에서, 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크로스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이 수녀는 서울 예원학교를 거쳐 빈 국립음대·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 등을 졸업한 피아니스트다. 30대 초반에 이화여자대학교 건반악기과 교수로 채용됐지만, 재직(2007~2009년) 중 돌연 퇴직, 독일 그리스도의 선교 수녀회에 입회했다.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을 이뤘지만 그 이상을 원하는 ‘갈증’이 이 수녀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첫 영성체를 하면서 ‘수녀가 되겠다’고 하느님께 말씀드렸었어요. 피아니스트가 되어 열심히 노력하면서도 마음 한 쪽에서는 ‘처음의 마음을 잃은 것은 아닐까?’,‘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하는 물음이 끊임없이 떠올랐죠.”
‘새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수녀회에 입회했지만, 수녀회는 이 수녀에게 “기존의 삶을 버리지 말라”고 강조했고 이 수녀는 꾸준히 연습을 이어갈 수 있었다. 경당의 십자가 아래에서 홀로 피아노 연습을 하면서, ‘기도와 음악’ 모두 결국 스스로를 닦고 갈아내는 과정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수녀이자 피아니스트인 제2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이 수녀는 오스트리아 빈 슈테판성당의 광장에 있는 ‘성소와 만남의 센터 쿠오 바디스?(Quo vadis·어디로 가느냐?)’의 운영을 맡고 있다. 오스트리아 성소국과 여자 장상연이 함께 운영하는, 기도실·카페·공연장 등을 갖춘 다용도 시설인 이곳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펼치고 밤에는 연주를 하기도 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 수녀는 ‘숨통 트이는 연주’를 하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을 열 수 있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열린 상태일 때 제 음악에 담긴 ‘하느님 사랑’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하느님을 느끼면서 ‘탁’하고 숨통이 트이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협연하는 크로스 챔버 오케스트라는 유럽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청년 연주자들이 2000년 독일 퀼른에서 창단한 오케스트라다. 2005년에는 한·독 수교 기념 연주회를 열어 연주실황을 CD로 출반했다. 창단 후 27회의 연주회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면서 독일 음악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2012년부터는 한국에서 연주회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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