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가 청년을 사랑한다’ 이것 딱 하나만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10~17일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AYD)와 제3회 한국청년대회(KYD)를 준비한 대전교구 청소년국장 박진홍 신부는 대회개최를 앞두고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6000여 명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80여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가는 행사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도 예정된 만큼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박 신부는 청년들이 교회의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미소를 잃지 않고 준비에 임한다.
“막상 프로그램이 완성되고 전체를 둘러보니 기막힌 우연이 담겨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저희가 만드는 줄 알았는데 ‘하느님이 만드시는 것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3년 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 기획은 세부프로그램이 변한 것을 제외하고도 30여 번에 걸쳐 수정됐을 정도로 많은 곡절이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이번 AYD도 기존 대회와 똑같기를 바랐던 아시아 여러 교회의 청년사목 대표들과의 대화였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한국이 아시아교회와 AYD에 비쳤던 무관심이 대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박 신부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한국교회가 아시아와 함께하는데 한 명의 선교사로서 노력하겠다”면서 대표단을 한국의 순교지로 초대했다. 그리고 해미읍성 등을 방문하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크게 감동한 대표단은 ‘순교자’를 AYD 주제로 삼는 것에 만장일치했다.
“추후에 잡힌 교황님의 일정으로 AYD의 프로그램이 완성됐습니다. 교황님이 청년들의 질문에 어떤 답변을 하실 지가 가장 기대됩니다.” 아시아 청년대표들이 각자 자기 나라 상황과 신앙생활을 이야기하며 교황에게 질문을 건네는 이 시간은 다른 모든 교황 방한 행사와 달리 교황청에서 일시를 지정했다. 교황 방한의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행사는 바티칸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실시간 중계된다.
교황 방문으로 AYD 자체는 풍성해졌지만, 박 신부는 교황 방문이라는 큰 행사로 오히려 청년이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교황의 경호를 위해 청년들의 자리와 숙소를 옮겨달라거나 카메라 촬영이 좋은 위치를 만들라는 요구에서부터 심지어 더 많은 이들이 교황을 만나기 위해 청년의 수를 줄이자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아이들 몇몇이 모여 초가집을 세우는 데 갑자기 큰 어른이 오신다고 초가집을 부수고 새로 세우면, 아이들의 초가집 체험은 날아가게 됩니다. 교회의 어른부터 모든 신자들, 매스컴이나 사회가 청년들을 사랑하고, 그것을 청년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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