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만 안기면 아이가 혼자도 잘 놀아요.”
“어쩌겠어요. 밥도 안 먹고 떼쓰면 대책이 없으니…. 스마트폰을 주면 금방 조용해져요.”
“교육적 목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괜찮지 않나요?”
불행하게도 아동기의 성장발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컴퓨터이며 스마트폰이다. 영유아기에 더욱 더 그러하다. 1살 때 이미 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폭발적으로 만들어지는데 놀랍게도 어른의 수와 거의 같다고 한다. 하지만 전구가 많아도 전기가 연결되지 않으면 불이 켜지지 않듯 신경세포도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데 인간 생애 중 최고의 속도로 엄청난 뇌세포의 연결망을 만드는 시기가 1살인데 이때 연결망의 촉매가 되어 주는 것이 다름 아닌 엄마의 책 읽는 소리다.
아이들은 엄마의 책 읽는 소리를 통해 소리의 차이를 알게 되고 이 소리가 어떻게 단어가 되는지를 배운다. 그러면서 엄마의 소리를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누리면서 강한 뇌로 성장한다. 그런데 이렇게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자주 노출되면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발달이 더디게 된다. 특히 3살 이하의 아이가 스마트폰을 자주 보면 그 아이의 ‘뇌에 석고를 붓는 것과 같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볼 때 눈의 근육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사물을 세밀하게 관찰한다. 그러나 디지털화면에서의 시선은 한 지점에 고정되어 눈의 근육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는 뇌로 들어오는 다양하고 통합적인 감각을 수용하지 못하고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그 행동을 반복하고 있음을 말한다. 스마트폰은 사물의 움직임만 바라보게 되고 대상의 행동과 감정과 교류하지 않아 생각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공감과 사고능력이 저하되고 인생전반을 끌어가야하는 통합적 사고가 힘들어진다.
“교육적 목적으로 좋은 것을 보여주는데 왜 나쁘죠?” 좋은 영화, 좋은 드라마, 좋은 만화 참 많다. 그러나 그 ‘좋다’라는 것을 누가 만들어주는가? ‘좋음’은 인스턴트처럼 쉽게 먹을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좋음’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좋은 문화’를 누리게 하고 싶다면 아이 스스로 ‘좋음’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어머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는 어머니의 책 읽는 소리와 감정, 소리와 마음의 적극적 교감을 이뤄내면서 느끼고 생각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란다. 그러나 영상은 지속적으로 아기의 오감을 자극하는데 부모는 이 소통의 과정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뒤쪽에 자리한 시각적인 뇌만을 반복적으로 자극할 뿐 성찰하는 앞쪽 전두엽 뇌는 활동하지 않는다. 정신활동을 집행하는 가장 중요한 전두엽이 거의 활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마음이 마비되어 도덕성과 선악의 판단까지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바빠도 힘들어도 스마트폰을 아이를 달래는 대체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스마트폰을 안겨준 그 순간 아이는 홀로 버려져있다고 생각하라. 기계의 소리와 움직임의 틀에 갇히면 엄마의 현존을 잊게 되고 세상과의 연결도 단절된다.
기억하자. 스마트폰이 있는 그 자리에 어머니의 자리는 텅 비어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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