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한국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늘 ‘휴식’을 강조한다. 7월 5일 이탈리아 남부 몰리세를 방문, “일요일에는 쉬면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해온 기독교 신자들의 전통이 깨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워싱턴포스트지가 1일 소개한 교황의 행복 십계명에도 쉼은 빠지지 않는다. ▲여가를 즐겨라.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되 소비주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라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라. 가족과 식사를 할 때는 TV도 잠시 꺼두자 등 두 번이나 언급돼 있을 정도로 휴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쉴 틈 없이 일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교황의 충고인 셈이다.
교회는 오래 전부터 ‘안식일’이라는 이름으로 휴식과 쉼을 이야기 해왔다. 이스라엘 민족은 한 주간 날들 가운데 야훼에게 전적으로 바치기로 한 날을 안식일로 부른다. 이날에는 전혀 일하지 않고 두 번씩 제사를 드리며 예배를 위한 특별한 모임을 가졌다. 구약에 의하면 안식일에 노동을 금하는 법이 엄격해 마카베오 시대의 유다인들은 이날 전쟁을 치르기보다 죽음을 택했을 정도다(1마카 2,32-38). 신약에서도 병자를 치료(마태 12,10)하고 밀이삭을 잘라먹는 것까지도 금지(마태 12,1-2)했다. 예수께서는 안식일이 인간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쳤기 때문에 바리사이인들에게 커다란 반감을 사게 됐다.
인간 특히 노예와 가축의 휴식과 신에게 예배를 드리기 위한 안식일은 하느님께서 6일 동안의 창조 사업을 마치고 이렛날 쉬신 것에서 유래했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전승도 있다.
안식일의 의의는 단순히 일을 쉬거나 금지하는 데 있지 않다. 하느님께 바쳐진 거룩한 날,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이 하느님께 선물하신 자유를 누리는 날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초대 그리스도교는 주로 일곱째 날인 토요일에 안식을 취하고 기도 했다. 예수 부활 이후부터는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날이 안식일에서 주일로 바뀌었다. 주님의 부활과 성령 강림일이 주간 첫날, 즉 일요일이었다.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으로 인류가 죄에서 해방돼 하느님과 새 계약을 맺은 것을 기념하며 안식일 대신 주일을 지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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