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토마스, 1879~1910) 의사의 유묵 휘호 ‘경천’(敬天) 기증식이 4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별관 1층 대회의실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구 총대리 조규만 주교 및 사제단, 원 소유자 박삼중 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경천’은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사형 집행을 앞두고 쓴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졌으며 일본 도쿄 야요이미술관에 소장된 ‘천당지복 영원지락’(天堂之福 永遠之樂)과 더불어 안 의사의 가톨릭 신앙이 표현된 작품으로 평가된다.
박삼중 스님은 ‘경천’의 입수 경위에 대해 “1994년 경 ‘경천’이 일본에 있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오랜 시간 노력 끝에 주위의 도움으로 국내에 가져왔다”며 “이 작품은 안 의사가 가톨릭 신자로서 쓴 것으로, 가톨릭교회에 기증됨으로써 안 의사의 동양평화와 하늘 숭배 정신이 제대로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안 의사를 철저한 신앙인으로 평하면서 “‘경천’을 교회에 모시게 해 주신 잠원동본당(주임 염수의 신부) 교우 여러분과 박삼중 스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한에 맞춰 서울대교구와 서울역사박물관이 공동 주최하는 ‘동소문 서소문 별곡’ 전시회에 ‘경천’을 전시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이날 기증식을 가진 ‘경천’은 바로 서울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들어가 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이후 2017년 개관 예정인 서소문 순교성지 교회사박물관에 전시될 때까지 서울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다시 들어간다.
‘경천’은 지난 3월 27일 서울옥션 경매에 나왔다가 유찰됐고, 서울 잠원동본당이 5억9000만 원에 박삼중 스님으로부터 매입한 후 서울대교구에 기증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안 의사의 유묵 26점은 국가지정 문화재 보물 제569호로 지정돼 있으며 ‘경천’도 문화재 지정 신청을 하면 보물 제569-27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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