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광화문에서 열린 124위 순교자 시복식에는 한국교회 주교단으로는 유일하게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가 참석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장봉훈 주교(사진)는 이날 시복된 장 토마스(1815~1866) 복자의 5대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에서 시복식을 주례한 후 음성 꽃동네로 이동하기 때문에 장 주교는 꽃동네에서 미리 교황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1984년 시성된 장주기(요셉) 성인의 후손이기도 한 장 주교는 “복자의 후손이면서도 시복식에 참석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 토마스 복자와 장주기 성인은 6촌 형제간이다.
장 주교의 친동생으로 양업고등학교 교장인 장홍훈 신부는 가족들과 장 토마스 시복식에 참석, “집안에 순교자들이 계셔서 그분들의 음덕으로 사제가 됐고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장 토마스 복자와 장주기 성인 모두 전교 및 신학생 양성과 관련된 일을 하시다가 순교하셨는데 제가 양업고 교장으로 봉직하는 것도 선조들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토마스 복자와 장주기 성인이 장봉훈 주교의 선조라는 사실은 청주교구 양업교회사연구소 소장 차기진(루카) 박사가 장 토마스 복자의 시복에 즈음해 가계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장 토마스 복자는 충북 진천 배티에 정착해 전교 활동 중 병인박해 때 포졸들에게 체포돼 청주병영에서 끝까지 신앙을 지키다 순교했다. 장주기 성인도 충북 제천 배론에서 신학교 업무를 맡아보던 중 역시 병인박해 와중에 충남 갈매못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장봉훈 주교는 장 토마스 복자가 전교했던 배티성지에서 1993~1999년 초대 담임 신부로 사목 중 주교로 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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