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교회의 대표적인 신학자이자 젊은 지도자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 마닐라대교구장 타글레 추기경은 시복식이 열린 16일 바티칸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시복식을 보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바친 아시아의 신앙 선조들을 갖고 있다는 데에 큰 감동을 느꼈다”며 “바로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신앙의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가톨릭신문과 같은 날 오후에 가진 인터뷰에서도 감동적인 순간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면서 “아시아교회는 비록 적은 숫자이지만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위해 생명을 바쳤다”며 “여전히 아시아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글레 추기경은 아시아 복음화의 미래를 결코 어둡게 보지 않는다.
“아시아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에 응답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아시아인들이 신앙에 입문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교회는 점점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순교자들의 수는 다른 어느 대륙보다도 많습니다. 그들은 아시아에 신앙을 증거한 위대한 선조들이었습니다.”
추기경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본당에서 무려 2만 명에 달하는 필리핀 이민자들의 교중미사를 집전한 기억을 되새기면서 “적은 숫자의 아시아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교회를 성장시키고 있다”며 이 역시 ‘신비’이고 ‘섭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인들이 어떤 역경 속에서도, 어떤 절망 속에서도 가슴에 품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법을 아는 것 같다고 말한다. 매년 20차례 태풍을 맞는 필리핀, 그들은 아무리 큰 태풍에 맞아도 다시 희망을 찾고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추기경은 그들에게서 “어떻게 하느님을 믿어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고백했다.
아시아의 교회로서 한국교회에 대해서 다른 아시아교회가 갖고 있는 약간의 실망감을 추기경은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일례로, 아시아주교들의 모임인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에 한국교회는 그다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경제적으로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지금은 대중문화적으로도 아시아 지역을 선도한다. 그만큼 한국교회가 아시아교회들을 위해 기여할 여지와 능력은 풍부하다는 것이 추기경의 지적이다.
“지역교회를 성장시키고 신앙을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안에 머물지 않고 밖으로 나서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스스로가 누구인지 알게 되고 친교의 공동체 안에서 참된 연대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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