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복식에서 제대 가장 가까이 앉은 이들 중에는 순교자 후손, 북한이탈주민, 이주노동자와 함께 장애인들이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나서고 위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신이 시복식 자리 배치에도 드러난다.
청주 강서동본당 신자인 시각장애인 양용식(대 데레사·사진)씨는 이동이 불편해 보행을 돕는 봉사자의 도움으로 시복식 하루 전 서울에 미리 도착, 16일 오전 5시 시복식장에 들어왔다.
양씨는 “눈은 보이지 않지만 방송에서 목소리를 들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자상하고 인자한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며 “교황님을 뵙는다는 것이 너무나 영광스럽고 더군다나 저를 위해 주최측에서 점자책과 편안한 의자까지 준비해줘 더욱 고맙다”고 말했다.
한국가톨릭농아선교협의회 전국회장 김봉옥(베드로)씨는 “어젯밤 시복식에 참석한다는 기대반, 흥분반으로 잠을 설쳤는데 교황님의 말씀을 잘 들을 수 있도록 수화 봉사를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지체장애인으로 휠체어를 이용해 시복식에 참석한 부천 원미동본당의 한 신자는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교황님을 뵐 수 있을까 싶어 마음을 먹고 인천에서 왔고 목숨 다할 때까지 믿음을 지킨 순교자들을 조금이라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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