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출신 즈지스와프 키야스 신부는 2011년 3월 교황청 시성성으로부터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안건 보고관으로 임명됐다. 시복 안건 보고관은 방대한 분량의 시복 재판 서류를 검토하고 분석해 시성성 통상 회의에서 시복 안건의 최종 결정을 위한 심사자료를 작성하는 중책이다.
키야스 신부는 11일 입국,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3년 간 추진했던 순교자들의 시복 작업의 결실인 광화문 시복식에 참석해 124위 순교자가 복자품에 오르는 순간을 지켜봤다.
그는 124위 복자 시복에 대해 “순교자들의 시대적 분포가 1790년대부터 거의 100년에 걸쳐져 있고 순교지 분포도 넓어 자료 준비가 어려웠다”며 “대개 시복 대상이 단기간, 단일장소인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124위 복자가 단일 안건으로 처리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다”고 말했다.
키야스 신부는 124위 복자들은 교회 측 자료와 관변 자료를 비교해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어려운 작업을 거쳤는데, 한국교회의 철저한 준비로 양쪽 자료가 모두 잘 준비돼 까다로운 작업이 원만히 잘 처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방한 다음날인 12일 서소문과 당고개, 새남터 등을 순례한 후 “진보만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한국 가톨릭교회가 신앙 선조들의 전통을 되살리고 124위 시복을 통해 신자들의 정체성을 찾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키야스 신부는 “124위 복자는 짧은 한국 가톨릭 역사에서 자발적이고 역동적인 자세로 가톨릭 신앙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현재까지 젊고 생생한 영성으로 살아 숨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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