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시복된 복자 124위 중 한국교회 최초 순교자이자 124위 대표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의 후손으로 시복식에 참석한 윤명희(율리아·67·서울 신사동본당·사진)씨.
이날 시복식장에 자리한 500여 명 순교자 후손 중 그 누구보다 감격해 했다.
아들 김상엽군과 나란히 앉은 윤명희씨는 가족들로부터 “우리 집은 가정이 아니라 수도원이고 엄마는 수도원장”이라는 원망 아닌 원망을 오랜 세월 들으며 살았다.
윤지충 복자의 7대손인 윤씨는 윤지충 복자가 한국교회 최초의 순교자이면서도 103위 성인보다 늦게 시복이 추진되는 것에 마음 아파하며 103위 시성 청원인을 지낸 윤민구 신부(수원교구 손골성지 전담)를 찾아가 ‘항의’를 한 일도 있다.
윤씨는 30년 가까이 윤지충 복자가 시복시성 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하루에 묵주기도를 500단 이상 바치고 매일미사를 봉헌했다.
윤씨는 한국교회 신자들의 순교신심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순교자들의 후손인 한국교회 신자들은 말 그대로 순교하겠다는 각오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시복식이 열린 16일 비가 오거나 너무 더울 것을 염려해 시복식에 참석하지 않은 신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나는 폭우가 오건 뙤약볕이 내리 쪼이건 시복식장에서 순교하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강조했다.
윤씨는 “나이가 들면서 몸이 아픈 곳이 많아 예전처럼 신앙생활을 못하고 있는데 내가 죽기 전 윤지충 복자가 성인 반열에 올라가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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