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문(세바스티아노, 1769~1802)과 권천례(데레사, 1783~1819) 남매의 6대손인 권혁훈(가스팔·68·서울 성북동본당·사진)씨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방한해 직접 주례하신 시복식을 계기로 한국교회 사제들이 순교 영성을 알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초기 지도자인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 1742~1791)이 권상문, 권천례 남매의 아버지다.
권혁훈씨는 30년 전 103위 성인의 시성식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시성식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뜨거웠던 순교자 현양 운동이 시성식이 끝나자 바로 가라앉았다고 기억했다. 권씨는 “시복식이 1회성 행사로 끝나서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시복식 후 순교자들의 신심을 배우려는 신자들의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복자 124위에 이어 시복이 추진되는 권철신(암브로시오, 1736~1801)과 권일신의 7대손이기도 한 권씨는 “권철신, 권일신 형제의 배교 논란으로 권상문, 권천례 남매보다 뒤늦게 시복이 추진됐다”며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가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생업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권철신, 권일신 할아버지의 순교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찾아 전국을 다녔다”고 말했다. 기적적으로 2007년 무렵 1807년에 제작된 목판본 안동 권씨 족보를 입수해 권철신, 권일신 형제의 순교 사실을 입증했다. 족보를 확인해 보니 권철신, 권일신의 이름에 네모가 쳐져 있었다. 문중에서 제외한다는 ‘할보’(割譜)로서 의미다. 권씨는 “천주교를 믿으면 사학죄인으로 몰려 죽임 당하던 시절 족보서 할보됐다는 것은 천주교 신자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권씨는 “순교자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지니고 모든 것의 주인은 하느님이라는 신념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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