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수도자들에게 “기쁨은 ‘한줄기 빛으로라도 언제나 우리 곁에 있으며, 이는 끝없이 사랑 받고 있다는 개인적인 확신에서 생겨난다”며 “여러분에게 그러한 기쁨은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라는 신비 안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한국 수도자들을 향한 연설을 통해 특히 청빈은 봉헌 생활을 지켜주는‘방벽’이자 성장하도록 돕고 올바른 길로 이끄는 ‘어머니’라고 강조했다. 반면 “청빈 서원을 하지만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의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수도자들의 과업은 바로 공동체 생활을 통해 하느님 자비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며 “청빈의 복음적 권고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가 힘의 원천일 뿐 아니라 보물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덕생활에서 많은 진보를 이루었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필요 그 자체가 가난의 한 형태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당부였다.
16일 청주교구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한국 수녀 3842명, 수사 484명 등 총 4327명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만남에는 봉쇄수녀회인 ‘예수 고난 관상 수녀회’ 회원 7명이 특별 허가를 받아 외출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수도자와의 만남에 앞서 교황이 장애인들과 함께 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교황과 수도자들이 함께 봉헌키로 한 성무일도는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한편 이광옥 수녀(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와 황석모 신부(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회장)는 각각 교황 환영인사에서 진정한 쇄신을 통해 이 시대의 희망이 되고, 용기 있게 복음을 전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아울러 수도자들은 영적예물을 새긴 우리나라 전통부채와 이웃돕기 기금을 교황에게 선물로 전했다. 수도자들은 지난 4~7월 묵주기도 370만8821단과 단식 11만8408회를 실천했으며, 주 1회 단식을 통해 이웃돕기 성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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