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은 외과 수술이 있는 날입니다. 진료소 앞에는 팔이 심하게 찢어진 아이, 발이 퉁퉁 부은 여자, 탈장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청년이 나무 그늘에 앉아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아강그리알 진료소는 신부가 말라리아약을 나눠주거나 간단한 상처 드레싱을 해주는 양호실 같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의사선생님이 봉사자로 오셔서 애써주신 덕분에, 지금은 응급처치와 외과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돼 이 지역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남수단 사람들에게 의사선생님은 마른땅의 단비와 같은 존재입니다. 의학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현지인들이 지역 보건소에 채용돼 쉽게 치료될 수 있는 환자를 악화시키기도 하고, 약품을 부적절하게 처방하거나 몰래 빼돌려 팔기도 합니다.
때문에 매일 50명 이상의 환자들이 진짜 의사선생님이 있는 아강그리알 진료소로 몰려옵니다. 총상을 입은 사람, 독사에 물린 사람, 상처부위가 감염돼 얼굴의 절반이나 피부가 괴사한 아이, 기생충으로 팔·다리 일부가 굳어버린 사람, 전신화상을 입은 정신지체인 등 다양한 질병과 외상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그 중 대부분은 간단한 수술과 약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산부인과, 심장병 환자 같은 전문병원의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돌려보내거나 큰 병원이 있는 도시로 보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는 의사선생님 한분이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돌봐주고 계시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서는 간호사도 필요합니다. 다행히 그동안 몇몇 간호봉사자들이 봉사를 해 준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모두들 ‘의사가 아닌데 과연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하다 봉사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상처소독과 봉합기술만 있어도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한번은 한쪽 귀가 반쯤 떨어져 나간 사람이 찾아와서 귀를 붙여줬는데, 그 사람은 자기에게 부상을 입힌 상대방을 죽이려 했지만 치료를 받고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아강그리알에 가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로 사람들은 오늘도 10리가 넘는 거리를 걸어 이곳을 찾아옵니다. 사실, 우리 진료소는 소문처럼 모든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종합병원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 의사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는 그들의 기대만큼은 앞으로도 계속 채워 주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손길이 머무는 이곳 아강그리알 진료소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참여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아강그리알 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조원제 의사
※ 남수단과 잠비아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 수원교구 해외선교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다음과 같은 봉사자를 찾습니다.
- 사회복지, 의료분야, 영어교육, 태권도교육 등
※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