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가톨릭대학교(총장 유희석 신부) 이성과신앙연구소는 12일 오후 3시 수원가대 하상관 대강당에서 제27회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수원가대 개교 3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학술발표회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의 윤리적 담론과 그리스도교 신앙’을 주제로 독일의 석학 에버하르트 쇼켄호프(Eberhard Schockenhoff) 교수가 발표했다. 다음은 쇼켄호프 교수 강연 요약.

2003년 초에 발표된 교황청 신앙교리성의 문헌 ‘정치적 삶 안에서 가톨릭 신자들의 행동양식과 투신에 대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가르침’은 각 개인들의 인격의 존엄성에서 유래하고, 사회적인 연대의 의무와 개별적 사안들 안에서의 공동선 증진 의무에서 기인하는 근본원칙들로부터 도출되는 “인격의 총체적 유익”(4항)과 관련되는 포기할 수 없는 요구들이 어떠한 것인지 설명한다.
교회는 단지 교회 내부적인 윤리나 신자들의 종교적인 감성에 대한 국가적 보호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을 그 존재의 시작에서부터 보호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교회는 자신들의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처지에 있지 않은 약자들을 위한 변호인 역할을 할 뿐이다. 공동선을 위해 국가 운영의 직무를 수행하는 이들에게 특별히 부여된 책임을 교회가 상기시킨다면, 이 역시도 교회가 스스로를 위해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개인적인 자기실현이라는 목적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우선순위를 획득함으로 인해, 자유의 이념은 민주주의 근본명제인 평등과 연대를 희생하면서까지 사회적인 최고의 가치로 올라섰다.
이러한 난감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자유의 보장을 위하여 민주주의 국가를 긍정할 수 있다면, 그들에게는 당연히 오직 자신만의 주체성 안에서 소진되지 않는 자유의 표상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다원적인 의견의 다양성에 앞서 존재하는 인간 존엄성과 인권의 포기할 수 없는 요구와 관련된 논쟁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민주주의적인 삶의 여건들 하에서도 모든 사람들에게 유효한 우리 실존의 단순한 진리를 상기시킨다. 즉 인간존재의 행복과 성공은 각 개인이 추구하는 사적인 행복에 대한 배타적인 관심을 통해서가 아니라, 오직 타인과 함께함을 통해, 전체를 위한 책임 속에서 이웃에 대한 긍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