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8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주례로 거행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124위 복자들이 지닌 믿음과 용기와 사랑을 본받기로 굳게 다짐하였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그분들이 증언한 영원한 생명의 승리와 기쁨에 참여하리라는 희망도 갖게 되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미사 강론 중에 순교자들의 승리를 경축하시며 “오늘 우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안에서 이루어진 이러한 승리를 경축합니다. 이제 그분들의 이름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의 이름 옆에 나란히 함께 놓이게 되었습니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특별히 교황님께서는 순교자들이 지닌 애덕을 본받도록 다음과 같이 요청하셨습니다. “순교자들의 모범은 또한 신앙생활에서 애덕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그분들 증언이 드러내는 순수성은 그분들이 세례 받은 모든 이의 동등한 존엄성을 받아들인 데에서 드러났으며, 마침내 당대의 엄격한 사회 구조에 맞서는 형제적 삶을 이루도록 그분들을 이끌었습니다. 그러한 삶에서 그분들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중 계명의 분리를 거부하고, 형제들의 필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막대한 부요 곁에서 극도로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절규가 거의 들리지 않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순교자들의 모범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사회 속에서 우리를 끊임없이 불러내시어, 어려운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쳐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섬기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계십니다.”
각 교구에서는 준비되는 대로 순교자들의 시복에 감사하는 기도와 현양 미사를 봉헌할 것입니다. 그리고 순교자들의 유해를 공경하고 전구를 청하게 됩니다. 교황님의 시복 선언에 따라, 한국 천주교회는 2015년 5월 29일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첫 기념일을 지내게 됩니다. 124위 순교복자의 첫 기념일을 올바르게 지내기 위해 신자들은 교황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적 전통을 잘 지키도록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124위 순교복자에게 전구를 청하는 방법은 1925년의 79위 시복식 직후에 내린 교회의 지침과 같습니다. 확실한 믿음으로 124위 순교복자 전체에게 기적적 치유를 전구하여야 합니다. 각 교구에서 특정 순교복자에게 기도할 때에도, 마지막 부분의 기도 지향은 124위 순교복자 전체에게 두어야 합니다. 124위 순교복자들은 하나의 안건으로 묶여 있어 가장 확실한 한 건의 기적 심사를 통과하면 시성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교회의에서는 새로 탄생한 순교복자들의 공경을 위해 ‘124위 순교복자 호칭기도’를 제정할 것입니다. 124위 순교복자들의 시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시복시성은 많은 숫자의 성인들을 모셔 공적을 쌓는 외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그분들의 영웅적 신앙 고백과 애덕 실천을 우리 모두 본받고 쇄신되어 복음을 ‘지금 여기에서’ 전하는 행위입니다. 우리 모두 선조들의 신앙을 굳건히 지키며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도록 당부 말씀드립니다.
2014년 9월 순교자 성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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