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들은 앞으로 성직자가 돼 세상 안에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세상의 그늘진 곳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난달 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에 취임한 유희석 신부(사진)는 “가르치는 것도 학생을 만나는 것도 똑같지만 어깨가 무겁다”면서 “신학교와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총장의 역할”이라며 신학교와 세상을 잇는 총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오셔서 한국을 위로해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마음도 듭니다. 우리가 잡았어야 할 손을 잡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선교와 선전은 다릅니다. 사제로서 선교의 삶을 산다는 것은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신학생 양성에 유 신부가 강조하는 것은 바로 ‘행동’이다. 그는 입버릇처럼 신학생들에게 “‘본당 신부’가 목적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가 되도록 살아야 한다”며 “예수님의 제자는 예수님 말씀을 듣고 행동으로 옮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맥락에서 수원가톨릭대는 방학 중 사목실습 기간을 따로 두고 요셉의원, 성모꽃마을, 민들레국수 등 소외된 지역에 머물며 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학생들이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신학원 다운 분위기, 신학대학이 갖춰야 할 위상을 만드는 일도 이어나가겠습니다. 이런 대내적인 쇄신과 더불어 나누려는 작업을 작지만 하나씩 해보고 싶습니다.”
유 신부는 수원가톨릭대 25주년을 맞아 시작한 ‘갓등2020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작게는 인근 본당의 성사지원에서 지역사회 공헌활동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와 나누는 일도 함께할 생각이다. 신학교는 고립된 곳이 아닌 세상과 함께하는 곳이라는 유 신부의 철학이 엿보인다. 유 신부는 “행동으로 나누고 싶은 것은 사업이라기보다는 작은 바람”이라며 앞으로 차근차근 실천해 나갈 뜻을 비쳤다.
“우리가 보여주는 것, 나누는 것이 없다면 어떻게 신앙공동체라 할 수 있을까요. 먼저 하느님 안에서 일치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인간적이고 희망적인 풍토를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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