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평화방송 초대 사장과 부산교구 총대리를 역임한 이영묵 몬시뇰(동대신본당 주임·사진)이 강론집 「주님 어디로 갈까요(상·하)」(연문씨엔피)를 최근 발간했다.
“사제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 보고픈 마음이었습니다.”
강론집 편찬 동기를 담담하게 밝히는 이 몬시뇰의 말처럼 이번 강론집은 그렇게 지나온 삶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기도해주고 도와준 이들에 대한 작은 보은의 뜻이기도 하다. 9월 교구 사제인사에서 본당사목을 은퇴할 계획도 강론집을 내는 계기가 됐다.
“사제서품 이후 본당 생활을 하면서 갈라지는 마음을 다잡고 신자들과 믿음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나누었던 글들을 모아두었는데, 요즘 열어보니 새삼스럽습니다. 어쩌다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부끄러움이 앞서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주님의 도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 어디로 갈까요」는 전례시기에 따라 강론을 엮은 다른 강론집들과는 달리 이 몬시뇰이 사제서품 후 해온 강론을 시기 순으로 엮었다. 이 몬시뇰이 사제로서 살아온 40년 세월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책은 그래서 굳이 강론집이라기 보다 한편의 에세이를 보는 듯 하다. 강론 주제들은 신앙과 하느님에 천착하지만, 일상의 체험과 사건들을 특유의 소박한 시각에서 풀어냈기에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강론을 준비할 때 늘 시사성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 주님께서 지금, 여기서 무엇을 바라시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늘 고민했고, 교우들도 그러한 지향을 함께 공감하기를 희망했습니다.”
“‘주님 바라기’로 살고자 내심 노력은 했지만 내 삶은 내세울게 없다”는 이 몬시뇰은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주님 제가 지금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묻는다. 그리고 “주님 제가 가는 길을 알려주시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저의 길을 보살펴 주소서”라고 청한다.
강론집 제목 ‘주님 어디로 갈까요’는 이 몬시뇰의 40년 사제생활이 지향했던 목적지, 그 행복과 근원에 대한 동경이자, 그 여정의 고단함에 관한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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